경제·금융

"내 능력을 키워줄 남성을 찾습니다"

“내 능력을 키워줄 결혼 상대자를 찾습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제력을 뒷받침해줄 것을 조건으로 결혼 대상자를 찾는 여성들이 최근 대학을 졸업한 20대 초반을 중심으로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인 비에나래의 손동규 대표는 15일 “자신의 꿈을 이뤄줄 남성을 신랑감으로 찾는 80년대 출생 여성들의 상담건수가 월 평균 45건에 이른다”며 “이러한 현상은 2~3개월 전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교수나 동시통역사ㆍ음악가 등 외국유학 경력이 필요한 직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시쳇말로 ‘뜨고 싶은’ 여성들로 재능과 미모를 내세우며 결혼조건으로 유학 등 경제적인 뒷바라지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명문대학 영문과 석사과정에 있는 24세 여성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학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현재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부모님이 취직해 돈을 벌거나 시집이나 가라고 성화가 대단하다”며 “(남편감으로) 미국에 유학을 가 있거나 계획 중인 분이 계시면 가장 좋고 그 외에도 경제력으로 몇 년간 도와주실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 대학 불문과 졸업반으로 동시통역사를 꿈꾸고 있다는 22세 여성은 “동시통역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학이 필수인데 부모님이 경영하시는 무역회사가 최근 사정이 악화돼 유학은 말도 꺼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동시통역사를 배우자로 원하는 남성을 찾는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런 현상은 경기악화와 젊은 여성들의 조건우선 배우자 선택 추세가 맞물려 빚어진 것 같다”며 “상담자들 대부분이 재색을 겸비한 재원들로 여성이 남성의 경제력에 무력하듯 남성 또한 외모가 뛰어나고 능력도 겸비한 여성들에게 약하다는 심리를 궁지에 처한 여성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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