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30%가 거품이다"
부동산뱅크 조사결과…"2001년 이후 저금리·재건축 등 원인"
서울 아파트 값에 30% 가량의 거품이 끼어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뱅크는 지난 89년부터 현재까지의 서울 아파트 매매값 변동률(지난 2000년말과 올 6월 현재 동시에 존재하는 1천536개 단지, 82만2천871가구 기준)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2일 밝혔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난 89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매년 평균 7.01% 상승했지만 지난 2001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은 매년 14.8-28.0%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만약 지난 2001년부터 올 6월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이 매년 7.01% 올랐다고 가정하고 이를 1천536개 단지에 대입하면 서울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203조5천412억원인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지난 6월 현재 실제 시가총액은 이보다 81조원 가량 많은 284조8천191억원이어서 현재 매매가의 28.5%는 거품이라는 결론이다.
구별로 보면 송파구(38.9%), 강남구(38.6%), 양천구(38.2%) 등은 거품 비율이 38%대에 달했으며 강동구(36.0%), 서초구(35.1%) 등도 현재 매매가의 35% 이상이 거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봉구(12.7%), 은평구(14.3%), 중랑구(15.8%) 등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거품 비율이 낮았다.
개별 아파트별로 보면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57평형의 현재 매매가는 16억5천만원이지만 2001년 이후에도 1989-2000년의 강남구 평균 상승률(8.40%)만큼만 올랐을 경우의 매매가가는 9억8천217만원이어서 6억6천783만원은 거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초구 반포동 B아파트 16평형의 경우 같은 계산방식을 적용하면 2억6천203만원이 정상적인 매매가지만 실제 매매가는 7억원선에 달하고 있으며 송파구 잠실동 C아파트 15평형의 경우 현재 매매가 8억1천500만원 중 5억원은 거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9년과 90년 30%이상 급등했지만 91~97년에는 하락과 상승이 균형을 이루며 안정세를 형성했고 지난 98년 외환위기로 20.5% 급락했지만 이듬해 12.9%가 오르면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졌다.
하지만 2001~2003년 가격이 급등하면서 균형이 깨져 이 기간 오른 가격이 아파트값 거품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부동산뱅크 측은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2001년 이후 저금리, 재건축 투자 열풍, 고분양가, 양도세율 인하 등을 타고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3억원짜리 아파트에 8천550만원의 거품을 만들어냈다"며 "이에 따라 서민들의 내집마련은 갈수록 힘들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입력시간 : 2004-08-02 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