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사람들은 저를 농담으로 '딴따라'라고 부르고, 연예계 사람들은 '먹물'이라고 놀려요. 왕따 아니냐구요? 천만에요. 양쪽을 아우르는 '마당발' 네트워크야 말로 저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박영목 변호사(사진ㆍ42)는 요즘 뜨는 '퓨전형 인재'다. 변호사이면서 씨네마서비스의 부사장을 맡아 화제가 됐던 그는 지난달부터는 PK컨설팅사 대표이자 법무법인 신우의 파트너 변호사로 변신했다.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 가수가 있다 하더라도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하게 되죠. 우리나라에는 아직 영화, 애니메이션, 음반 등 문화산업컨텐트에 대한 인큐베이팅 회사가 제대로 없어서 컨설팅 회사를 세우게 됐습니다" PK컨설팅은 영화, 음반, 게임 등 제작 초기 단계에서 예산을 산출하고, 투자를 받기 위한 구조를 짜고 투자자도 물색해주는 인큐베이팅 업무를 한다. 물론 회사 구조조정, 투자처 물색과 같은 일반적인 컨설팅 업무도 하고 있다. 법무법인의 파트너 변호사로서는 계약서 작성, 저작권 문제, 소송 등 각종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그야말로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오늘 그에게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게 한 바탕은 변호사 자격증이 아니라 약 7년간 현장에서 익힌 실무 경험이다. "연수원 졸업 이후, 로펌 변호사 자리를 거절하고 싸이더스 법무실장을 택했습니다. 막상 갔더니 법률 '황무지'나 다름 없더군요. 수십억짜리 영화투자 계약서도 A4 한장에 쓰던 시절이었습니다. 계약서 작성, 저작권 분쟁 등 법률 자문부터 파이낸싱, 증자, M&A, 구조조정 같은 경영업무, 나중에는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투자심의 업무까지 맡았습니다. 사시 합격이후 소장 한번 써본 적이 없을 정도죠"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축적된 것은 실무 경험 외에도 인적 네트워크. "이름 대면 알만한 메이저 영화사 사장, 메니지먼트사 사장, 영화배우 등과 호형호제 하는 사이"라며 "예전부터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들이 여럿 있었지만 저 같은 네트워크와 실무 감각을 가진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박 변호사는 자신했다. 박 변호사는 대학졸업 이후 장기신용은행에서 외환딜러로 2년 여간 일하다가 사시 공부에 뛰어 들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 내가 가는 길이 길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기존의 파이를 나누는 일 말고,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일이 재미있어요. 문화산업 발전과 함께 새로 파생되는 영역을 개척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