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시아 국가들 '외환보유 다양화' 현실화하나

한국은행을 비롯해 아시아국가 중앙은행들이`외환보유고의 다양화'를 언급할 때마다 국제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시세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상 대부분의 외화 자산을 미국 달러화로 보유하고 있는 이들 국가가 `다양화'를 이야기할 때 이는 사실상 달러를 매각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지만 중앙은행들은막상 "달러화를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발뺌하기 일쑤다. 국제 외환시장은 물론 세계경제에 엄청난 충격파를 가져올 `외환보유고의 다양화'는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월 스트리트 저널은 외환 전략가들의 말을 인용해 `외환보유고 다양화'에 관한아시아 국가 중앙은행들의 언급은 `엄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17일 보도했다. 저널은 그러나 이들 국가가 실제로 외화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강력한 동기는존재하며 달러화 자산이라도 그동안 선호했던 국채 대신 민간 채권 등으로 옮겨가고있다는 조짐은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모두 합해 2조3천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등 10개 아시아 국가들이 실제로 달러를 팔고 유로나 엔화를 사들인다면 그 충격파는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하다. 투자업체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봅 프린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이들 국가가달러화 추가매입을 중단하기만 해도 이 구멍을 메울만한 규모의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현재 4.5% 수준에서 1.5% 포인트가 뛰어오르고달러화가치는 30% 하락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시아 국가들은 이런 일이 `제 발등 찍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면 자신들이 보유한 달러 표시 자산 가치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물론 주된 수출시장인 미국의 수요 감소와 정치적인 후유증까지 겪을 수 있다고ING 파이낸셜 마케츠의 마크 클리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달러화 매각계획은 부인하면서도 비(非)정부 채권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은 숨기고 있지 않은데서 드러나듯 아시아 국가들이달러 표시 자산이라 할지라도 국채가 아닌 회사채 등으로 투자대상을 전환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밝혔다. 달러화 투매 사태는 없더라도 그동안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간주돼 비싼값(낮은 수익률)에 팔렸던 미국 국채가 더이상 그런 지위를 누리기는 어렵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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