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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해외진출 전략 다변화
입력2009.10.23 18:11:20
수정
2009.10.23 18:11:20
완성작 수출 탈피, 현지화·공동제작·자본유치…<br>장동건 할리우드 진출작 '전사의 길'<br>美 색깔 입혀 선판매 수입만 200억
| 한국·미국·뉴질랜드 등 다양한 국가의 자본 이 결합된 '전사의 길'은 할리우드 영화로 포장돼 200억원의 선판매 수익을 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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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해외진출 전략이 다변화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계의 해외진출 전략이 단순히 영화를 만들어 수출하던 과거와 달리 현지화ㆍ공동제작ㆍ자본유치 등으로 수익을 높이고 위험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눈에 띄는 움직임은 기획 단계부터 현지시장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기존에도 해외 공동제작은 있었지만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한국 배우가 해외 영화에 출연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었다.
아울러 영화계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할 때 국내 인력과 자금은 투입하되 한국적인 색깔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한국적인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 글로벌 스토리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장동건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전사의 길'은 '반지의 제왕' 프로듀서 배리 오스본이 제작하고 한국의 이승무 감독이 참여한 영화로 오는 2010년 개봉을 앞두고 선판매돼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만도 20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 세 편의 공동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배용국 블루스톰 대표는 " '전사의 길'이 외국에서 선판매에 성공한 것은 장동건이 출연했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 영화로 포장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국 영화는 더 이상 완성작을 수출하는 데 목을 매지 말고 현지화한 영화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완성영화의 해외흥행은 저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한국 영화의 미국 진출 성과를 보면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시장에 진출한 한국 영화 가운데 흥행수입 1,000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디 워' 한 편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대형 투자ㆍ배급사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일본 극장체인 티조이(T-Joy)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일본 영화의 투자와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일본 영화에 대한 투자비중을 50~60%로 유지하면서 현지제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영화업계 3위권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시 '과속 스캔들'과 '7급 공무원'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의 베트남 배급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장기적으로 베트남 영화의 투자 및 제작까지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한국 영화만 지원하는 현행 제도는 현지화 전략에 걸림돌이 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영화지원정책은 산업적 성장이 아니라 개별 콘텐츠 제작에 지원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영화산업 전반의 성장을 꾀하려면 한국 영화인들의 해외진출과 공동제작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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