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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위기에 내몰렸던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 팬택이 옵티스를 새 주인으로 맞아 '제2의 창업'에 나선다.
특히 팬택은 인구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할 계획이다.
17일 옵티스 컨소시엄은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재판장 윤준 수석부장판사)의 허가하에 팬택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500억원대로 알려졌다. 대상은 팬택의 김포 공장과 전국 AS센터를 제외한 특허권·기술인력 등이다. 연구개발인력(400여명)만 고용을 승계할 계획이었으나 제조인력도 일부 고용을 유지하기로 해 1,200여명의 직원들 중 얼마나 고용승계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당초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던 김포 공장 부지와 시설 중 휴대폰 기판 생산장비 등 공장 시설도 사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팬택 인수금액이 400억원에서 500억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인수자금 문제도 국내 중견 통신장비업체 쏠리드의 합류로 해결돼 법원으로부터 본계약 체결 승인을 무난하게 받아냈다는 후문이다.
팬택은 우선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 대상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 이를 위해 내년 초 새로운 인도네시아 시장을 겨낭한 스마트폰 등을 출시하는 등 인수 마무리와 동시에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개척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 옵티스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팬택은 2억5,000만 인도네시아 국민폰을 만들어 현지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의 위상 회복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옵티스 컨소시엄은 24년간 축적된 팬택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한창 성장하는 인터넷TV(IPTV) 등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가 현재 2018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대비해 ICT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팬택의 부활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구조도 다시 양강구도에서 삼강체제로 재편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구도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줄어들고 물량도 많지 않아 스마트폰 시장에 1년여간 침체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팬택이 이들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신제품을 선보일 경우 당장 가격경쟁에 불이 붙어 시장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마케팅을 펼칠 것이 자명하다. 팬택은 내부적으로 워크아웃 기간에도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만들어놓은 상황이라 인수가 마무리되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변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해외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쏠리드와 옵티스가 세계적 휴대폰 제조기술과 경험을 갖춘 팬택을 인수해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팬택을 고용과 수출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해외진출 상징기업으로 재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