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원자재 펀드 수익률 짭짤하네"

금·곡물등 가격급등에 '고공행진' <br>애그플레이션 우려속 불안한 주식 대안으로 떠올라<br>펀드 수익률 천차만별…변동성 커 분산투자는 필수



국제 곡물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원자재 관련 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곡물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물가를 크게 끌어 올리는 ‘애그리플레이션(agriflation)’ 우려가 높아지자 농산물 관련 펀드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발 빠르게 원자재 관련 상품을 내놓는 동시에 이들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상품가격 급등으로 수익률 ‘고공행진’=금과 곡물 등 원자재가격의 급등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 등의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기후변화 등에 따른 곡물 생산 부진, 일부 국가들의 생산 통제 등이 맞물려 원자재 유통물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수급 불균형 여파로 금값은 온스 당 1,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국제유가도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 당 10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국제적인 금융통계 데이터베이스(DB) 업체인 데이터스트림(Daterstream)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주요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밀 123.6% ▦대두 74.9% ▦옥수수 59.3% ▦설탕 40.8% ▦커피 33.0% 등으로 아찔한 급등세를 나타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서 시작된 글로벌 시장의 인플레이션 불안이 주요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연결된 셈이다. 농산물 가격 급등은 곧 농산물 펀드에 대한 인기로 이어졌다. 농산물 관련 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말 1,372억원에서 올 1월말 1,464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월말에는 2,400억원을 넘어섰다. 아직까지는 농산물 관련 펀드 수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의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주요 상품펀드 20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지난 5일 현재 20.7%로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한 국내주식형펀드(-2.3%)나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5.0%)을 훨씬 웃돌았다. ◇원자재 펀드 간 수익률 ‘천차만별’=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원자재 관련 펀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원자재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 원자재가 포함된 상품 인덱스(Commodity Index)에 투자하는 펀드, 채권자산과 일부 원자재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등이다. 농산물 투자 펀드로는 지난해 4월에 출시된 도이치코리아자산운용의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 펀드를 비롯해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종류형파생상품’,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파생’ 펀드 등이 있다.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 펀드만이 농산물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일 뿐 나머지는 인덱스에 연동된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옥수수설탕파생상품 1’, ‘하나UBS커피설탕채권(제1호)’ 펀드는 대부분 채권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일부 자산만을 곡물 관련 해외선물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보다는 인덱스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초대비 수익률은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종류형파생상품’이 3개월간 26.9%의 수익률을 거둬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이 상품은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옥수수ㆍ밀 등 20개 곡물상품만 빼내 만든 ‘로저스인터내셔널농업상품지수’에 연동돼 운용된다. 반면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주식-모’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연초대비 2.6%로 다소 부진하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3.3%로 소폭 상승했다. 이처럼 주식형 펀드와 파생상품 펀드간의 수익률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올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조정국면에 들어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동성 높아 분산투자는 필수=원자재와 곡물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특정산업이나 상품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펀드 투자도 분산투자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원자재펀드 중 상당수가 선물에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원유나 곡물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선물을 대거 매수했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반대로 움직여 거액의 손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펀드의 경우, 광물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가격 추이를 살펴보며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신한은행의 황의진 과장은 “농산물 등 상품시장 자체가 변동폭이 큰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라며 “수익률 제고나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관련 상품을 권유하고 있지만 투자비중이 20%를 넘기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산물 등 상품시장 자체가 변동폭이 큰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라며 “과거 20~30년간 기록을 보면 가격이 한번 상승하면 거침없이 올라가지만 하락세로 돌아서면 역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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