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권 "26조 퇴직연금시장 잡자"

2011년부터 퇴직보험ㆍ신탁 손비 불인정… 대규모 전환 예상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들어 퇴직연금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동시에 외부에서 연금 컨설팅 및 자산운용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시장이 조만간 수십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오는 2010년을 전후로 본격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특히 예대마진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퇴직연금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2010년께 시장 규모 26조원에 이를 전망=대다수 기업들은 현재 근로자 퇴직금 지급에 대비해 퇴직보험 또는 퇴직신탁의 형태로 은행ㆍ보험사 등에 퇴직 충당금을 쌓고 있다. 하지만 퇴직 충당금에 대한 강제 규정이 없어 상당수 기업들이 실제 적립해야 할 금액의 일부만 쌓고 있어 기업이 부도로 쓰러지면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받을 길이 막막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근로자의 노후대비 차원에서 세제혜택 부여 등을 통해 기업들이 매년 퇴직 충당금을 은행 등 외부 금융기관에 위탁해 운용하도록 하는 퇴직연금 도입을 유도해왔다. 특히 2011년부터는 기존 퇴직보험ㆍ신탁에 대한 손비인정제도가 없어지고 퇴직연금만 손비인정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을 보게 된다. 이에 따라 2010년을 전후로 현재 26조원에 이르는 퇴직보험ㆍ신탁시장이 대거 퇴직연금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기업들의 퇴직연금 가입비율은 6.2%에 불과해 퇴직연금 시장은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권, 퇴직연금 조직 확대하고 전문가도 대거 영입=우리은행은 최근 퇴직연금마케팅팀을 신설하는 등 퇴직연금 관련 조직을 대폭 보강한 데 이어 조만간 연금 컨설턴트 등 외부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할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올들어 퇴직연금사업부를 발족하고 관련 인력을 27명에서 34명으로 늘렸다. 또 보험업계에서 관련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수탁액을 2월 말 현재 2,465억원에서 올해 안에 6,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올들어 퇴직연금 파트를 신탁부에서 연금신탁본부로 격상시킨 후 관련 인원을 20명에서 30명으로 확충한 데 이어 연금설계 전문가 등을 영입하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250개 거점 점포에 연금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을 포함해 올해 안에 모든 영업점에 퇴직연금 상담 전문인력을 포진시킬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기존 퇴직신탁 수탁액이 1조1,000억원으로 은행권에서 1위를 달리는 만큼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이 같은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편 하나은행도 연금신탁본부를 발족시키고 외부인력 확충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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