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종훈 본부장은 끈기…치밀함… '협상장의 검투사'

2006년부터 협상 진두지휘<br>한미 FTA와 끈질긴 인연<br>"이제 복잡한 미로 벗어났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를 맡은 지 이제 5년이 지났습니다. 돌이켜보면 한미FTA와의 인연이 참 끈질긴 것 같아요. 협상 당시 같이 일했던 직원은 두 아이 엄마가 됐고 그 사이 제 아들도 장가를 가고 딸을 낳아서 손녀를 둔 할아버지가 됐으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006년 한국 측 수석대표로 한미 FTA와 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 FTA 협상, 이달 초 타결된 FTA 추가협상까지 수없이 많은 협상테이블에 우리를 대표해 앉았다. 노무현 정부 때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발탁된 후 장관급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명박 정부에서 유임됐다. 그는 '협상장의 검투사'로 불린다(사실 정작 김 본부장 자신은 이 말을 썩 만족스러워 하지 않는다). 끈기와 치밀함, 체력과 언변까지 갖춰 협상력이 뛰어나고 승부사 기질이 넘친다. 2008년 쇠고기 추가협상 당시 '귀국하겠다'고 협상장소를 떠나면서 극적으로 타결을 이끈 것은 유명한 일화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로 욕도 많이 먹었을 텐데 감회가 어떠냐는 질문에는 "오래 살 겁니다"라고 먼저 농을 쳤다. 그는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긴 한데"라면서도 "그간 복잡 다단했기에 길고 복잡한 미로를 벗어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의외로 부정적인 여론이 많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분들은 여전히 반대하지만 3년 반 동안 지나오면서 여러 공론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한미 FTA)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합의를 본 것에 대해 "현실적인 장벽하고의 타협으로 봐야겠죠"라고 말했다. 자유무역을 추진하면서 자동차ㆍ돼지고기ㆍ의약품 등의 분야에서 오히려 후퇴하는 결과를 도출하게 된 것은 경제상황이 어렵고 정치적 난관이 조성됐기 때문에 그대로 두느냐, 돌파하느냐 사이에서 딜레마가 컸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원칙만 고수하다가 계속 표류하게 놔둘 것인가, 절충해 돌파하는가에서 조금 더 빨리 발효시키도록 하는 게 낫지 않는가가 우리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동차 외에 섬유ㆍ투자 등 미국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왔지만 자동차 하나만 들고 나온 것을 보면 미국도 많이 노력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FTA 반대론자에 대해 김 본부장은 "논리가 합당하다 생각하면 당연히 취할 부분도 있겠다 생각할 텐데 그런 것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교역이 늘어나 국부가 생기는 것은 좋은데 부익부 빈익빈 같은 분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할 수 있지만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서비스 시장 개방, 사법주권 등은 국제적인 논의 추세와 다르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연초 개각을 앞두고 여기저기 하마평에 자주 이름을 올린다. 그는 "다른 데 생각이 있다기보다 이 자리는 2~3일 밤을 새워도 끄떡없는, 머리 새까맣고 혈기 왕성한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잘못했다기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할 때 물러나는 것이 최고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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