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한항공 비행기 2대값… 삼성전자 23억달러…

◎미 “한국기업 헐값매입 적기”/뉴욕타임스 보도/포드자선 “기아자 요청땐 협상용의”【뉴욕=김인영 특파원】 대한항공의 매입가격은 비행기 두대 값, 삼성전자는 23억달러…. 외국인의 한국 기업 매입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언론들은 떨어질대로 떨어진 한국 기업의 값을 매긴 시세표를 제시하며, 한국 기업을 인수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27일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 매입에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주가 및 원화가치 폭락으로 한국 기업들의 주식 가액은 연초보다 3분의 2나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에 따라 시장을 개방했고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재벌들이 기업 처분세일(fire sale)에 나섰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미 보워터사의 한나제지 인수협상, 독일 바스프사의 한화 바스프 지분 확대 등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서울에는 기업인수를 노리는 외국인 기업가·금융가들로 붐비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총액은 지난 10월초 67억5천만달러였으나 지난주말엔 23억7천만 달러로 하락했고 대한항공은 보잉 747 두대값인 2억4천만달러로 떨어졌다는 것. 신문은 그러나 삼성전자는 79억달러, 대한항공은 50억달러의 부채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의 간판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한번 더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아자동차 인수와 관련, 포드자동차의 알렉산더 트로트맨 회장은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요청하면 비행기 티켓을 사서 (인수)협상하러 가겠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로트맨 회장은 기아자동차의 포드 지분 확대에 관심이 있다고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타임스지는 26일자에서 존 스미스 GM회장이 『한국 자동차회사 중에 현대와 대우만 살아남고 삼성과 기아는 무너지거나 매각될 것』이라며 『자동차부품사를 인수하기 위한 팀을 한국에 보냈다』고 한 말을 인용했다. 타임스는 미국 기업이 한국 자동차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보호장벽을 뚫을 수 있고 값싼 부품으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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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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