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팩 화장품이 납과 수은 등 중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2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40종과 국산 31종 등 화장용 팩제품 71종을 무작위로 수집,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납ㆍ카드뮴ㆍ비소ㆍ수은 등 중금속 4종의 함유량이 일반 화장품 허용한도를 초과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현재 화장품 시험기준에는 팩 제품의 중금속 항목이 규정돼 있지 않아 부정ㆍ불량 화장품의 유통으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내놓은 `화장품 팩제중 유해 중금속류 분석` 보고서에 현재 화장품 시험검사 항목에는 납의 경우 눈 화장용과 메이크업, 두발용 화장품 등에 대해 20ppm 이하, 수은은 크림류에 대해 10ppm 이하까지 각각 허용하는등 기준이 마련돼 있으나 팩 제품에 대해서는 중금속 항목이 규정돼 있지 않다.
분석결과 혈액학적 장애와 위장 및 신경기능 장애 등을 초래하는 납의 경우 수입 26종과 국산 11종에서 검출됐다. 이 중 수입 2종은 각각 50.90ppm과 45.07ppm, 국산 1종은 24.52ppm으로 눈 화장용 등의 허용치 20ppm을 2배 이상 초과했다.
또 만성피로와 어지럼증, 우울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수은은 전체 69종에서 검출됐으며 크림류 허용기준(1ppm)을 초과한 제품이 수입의 경우 36종(1.07∼57.20ppm), 국산은 25종(1.06∼31.30ppm)에 달했다.
유해중금속인 카드뮴도 수입 16종에서 0.02∼8.63ppm, 국산 21종에서 0.02∼0.45ppm, 비소는 수입 36종에서 0.01∼0.57ppm, 국산 25종에서 0.01∼0.24ppm 각각 검출됐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체적인 중금속 함유량은 국산이 수입 보다 비교적 낮았으며, 제품별 검출 변동폭도 국산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독성연구팀 관계자는 “중금속이 함유된 화장품을 장기간 사용할 때에는 인체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중금속 농도가 원료에 따른 것인지, 유해물질 오염에 따른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원인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