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년기획] 2013 혁신 CEO 100인-금융계 (1)

외형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체질개선으로 승부<br>해외진출·고객만족 경영으로 금융빙하기 넘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민병덕 KB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성세환 부산은행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신은철 한화생명 부회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권전주 신한생명 사장,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송진규 메리츠화재 사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대표

▲민병덕 KB국민은행장

부실채권 관리로 건전성 강화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스마트폰 뱅킹, 점포 채널 다양화 등에 있어 업계를 선도해왔다.

특히 스마트폰 뱅킹 누적 이용자 수가 540만명을 넘어 신채널 시장에서 단연 독보적인 성과를 일궜다. 또 한시적으로 문을 열었다 사라지는 팝업(Pop-up) 브랜치,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시니어 프라이빗뱅킹(PB) 센터 등 점포 채널도 다변화해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이런 성과를 내는 데는 영업통인 민병덕(59) 행장의 공이 컸다. 민 행장은 올해도 이런 시도를 이어가 영업기반 확충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경기부진의 여파로 리스크 관리에 무게중심을 둬야 하는 상황이다.

민 행장은 이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다 건전하게 재편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가령 부실채권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경기 민감도에 따른 대출 비중도 조정해나가는 세밀한 정책을 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맥락에서 민 행장은 무엇보다 자산의 질이 악화되지 않도록 기본으로 돌아가 수익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년사를 통해 "경영 전반에 걸친 내실 있는 대비와 더불어 그 어느 해보다 수준 높은 위기관리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 행장은 "'한 번의 큰 성공보다 일관성 있는 작은 행동이 위대함을 결정한다'는 경영컨설턴트 짐 콜린스의 발언을 가슴에 새겨야 할 때"라며 "업의 기본인 고객의 신뢰를 탄탄히 하고 사회적 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원칙을 바로 세워 미래전략 방향을 구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창의·혁신 통해 리딩뱅크 굳힐 것


서진원(62) 신한은행장은 올 한 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저성장ㆍ저금리의 장기화 등으로 은행들이 저수익ㆍ고위험의 경영환경에 직면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 보호, 고객정보 보호, 공시의 투명성 등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와 가계부채 문제 등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변화로 턴어라운드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엄중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게 서 행장의 판단이다.

서 행장은 "그 누구도 생존 자체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변화의 방법 역시 과거와는 다른 새롭고 차별적인 것이어야 한다"며 "창의와 혁신을 통해 신한의 방식이 새로운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행장은 경영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혁신을 통해 은행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 연착륙, 서민금융 및 중소ㆍ중견기업 지원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 명실상부한 1등 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베트남 진출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순우 우리은행장

고객이익 최우선 '참금융' 실천


이순우(63) 우리은행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금융'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참금융'은 은행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고 고객의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금융지원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참금융' 실천을 결의했고 구체적인 과제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근저당권 설정비율 10%포인트 인하 ▦대출 최고금리 3%포인트 인하 ▦사회배려자들을 위한 연 7.5% 희망드림적금 출시 ▦중소기업 및 서민들을 위한 금융지원 ▦특성화고 출신채용 지속 등이다.

이 행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희망을 실현하는 사랑 받는 은행'으로 잡았다. 쉽게 가라 않지 않는 유럽 재정위기와 국내 경기침체로 올해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앞장서 위기극복과 기업지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올해에도 경영효율화 및 내실경영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성장동력도 확충해 위기 탈출을 위한 초석을 놓을 생각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참금융' 실천도 꾸준히 계속할 예정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모바일 금융·저금리 예금 확대


김종준(57) 하나은행장은 저금리성 자금유치와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김 행장은 전세계적인 금리인하 정책으로 이자수익의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예상하고 취임 초부터 영업기반 강화와 수익 분야 다양화를 강조했다. 그 결과 2011년 말 월평균 잔액이 12조5,740억원이던 저금리성 자금을 지난해 11월에는 13조2,43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계열사인 외환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도 높였다. 지난해 8월부터 외국통화의 조달창구를 외환은행으로 일원화하면서 다양한 외국통화를 저렴한 비용으로 조달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환전 가능한 외국통화를 기존의 30개에서 42개로 늘렸고 외국통화의 대고객 현찰수수료율을 평균 12% 내렸다.

김 행장은 올해도 핵심 저금리 예금을 늘리고 비용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모바일 같은 신채널 수를 늘리고 적금고객 및 유치금액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전세계 경기침체로 우리나라도 경제상황이 좋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리스크와 대출관리에 보다 힘을 쓸 방침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외환분야 특화 강점 살릴 것


윤용로(58) 외환은행장은 자기 잇속만 차리는 외국계 은행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은행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만들었다.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로 있을 때 중소기업 대출과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과실 따먹기에만 몰두해온 것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윤 행장은 이에 따라 지난해에는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영업력을 확보하는 데 역점을 뒀다. 론스타 시절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돼 약해진 영업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본점 조직을 영업 중심으로 탈바꿈시켰고 사업부제도 개편했다. 지난해 3월에 시작한 '고객감사 새 출발 캠페인'으로 고객 수를 37만명 늘렸고 새로 출시한 '2X 카드'는 68만장을 발급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아부다비 지점을 개설하고 필리핀 클락지점을 여는 등 해외 네트워크를 재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윤 행장은 올해도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성장전략을 지속하면서도 국내외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또 외환 분야에 특화돼 있다는 점을 살려 외환은행만의 강점을 더 강화해나갈 생각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

미래 '금융 먹거리' 발굴 중점


조준희(59)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으로 실물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는 숫자로 증명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소기업 원화대출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0.95%포인트가 증가한 22.38%를 기록했다. 중기 대출 잔액만 105조3,000억원에 이른다.

조 행장은 금리인하를 통한 중소기업의 부담완화도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초 보증부 대출금리를 최대 1.5%포인트 내렸고 올해도 한자릿수 대출금리를 위한 중간단계로 대출 최고금리를 17%에서 10.5%로 인하했다. 올해 들어서는 대출 최고금리를 9.5%로 한자릿수로 낮췄다.

중소기업을 계속 지원하기 위해 개인고객을 늘리는 데도 힘썼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광고문구를 직접 만들기도 했는데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개인고객 수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조 행장은 올해도 소비자 보호 강화에 주력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 건전성 관리 강화에 무게중심을 둘 예정이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고객기업 해외진출 적극 지원


하영구(60) 한국씨티은행장은 업계 최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자랑한다. 한국씨티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기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2.51%이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7.4%로 가장 높은 편이다. 외화유동성은 107% 수준이고 원화유동성도 126%에 이른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포망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자동화기기(ATM) 네트워크를 1만1,000개로 확대하고 차세대 스마트 점포 27개를 신설하기도 했다.

하 행장은 또 전세계 어디서든 국내에서 한국씨티은행을 이용할 때와 똑같은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씨티골드 글로벌 뱅킹' 서비스와 국제현금카드, 씨티 글로벌 실시간 계좌이체 등으로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하 행장은 올해도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코리아데스크'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를 더 강화한다. 인수합병(M&A) 자문과 국내기업 해외법인 지원도 계속 늘린다. 개인분야에서는 주거래 고객확보에 힘쓰면서 자산관리 분야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성세환 부산은행장

민영화 될 경남은행 인수 주력


국내 은행권을 통틀어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곳은 부산은행이다. 부산은행의 자산성장률은 8%를 웃돌았는데 이는 경기침체 파고가 깊숙이 침투한 시중은행들에 비해 많게는 3배를 넘어선 수치다. 물론 이 같은 성과는 지역경기 호조가 배경이 됐지만 부산은행을 이끌고 있는 성세환(60) 행장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자행 출신인 성 행장은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저금리와 저성장의 늪에서 헤맬 때 특유의 지역밀착형 영업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부산은행의 성장세는 지방은행 중에서도 군계일학이었다.

성 행장은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2012년 한 해 일궈놓은 고속성장이 자칫하면 부실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산성장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이슈도 관심거리다. 부산은행은 지난해에 진행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지방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분리매각으로 방향이 정해지면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지방은행 맞수인 대구은행과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급팽창하는 은퇴시장 공략


박근희(60) 삼성생명 부회장은 올해 '영업 현장'을 두루 챙긴다는 각오다.

저성장ㆍ저금리로 경영이 어려워질수록 영업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평소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박 부회장은 "보험사의 경영 여건이 어느 해보다도 불투명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2013년 경영 방침으로 '창의적 변화, 혁신, 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과의 접점인 현장위주로 조직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상품ㆍ마케팅ㆍ서비스를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급속히 커지고 있는 은퇴시장 공략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특히 관행처럼 해왔던 모든 제도와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해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도록 지시했다. 박 부회장은 현장 경영을 통해 이런 점들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1~2012년에도 전국 700여개 지점 중 70%가량을 직접 방문했는데 올해는 더 자주, 더 많이 현장을 들러보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해외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도 드러냈다. 박 부회장은 "기존의 중국과 태국 외에 인도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신은철 한화생명 부회장

인도네시아 보험영업 시동


신은철(66) 한화생명 부회장은 올해를 도약의 한 해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지 10년 만에 한화생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만큼 올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표가 서 있다.


먼저 글로벌 사업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 이미 지난 2009년 진출한 베트남에서는 꾸준한 신계약 성장률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해나가고 최근 영업을 개시한 중국에서는 철저한 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연착륙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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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지보험사 지분인수를 완료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본격적인 영업 인프라를 구축해 연내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2030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채널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나간다.

특히 고객전략 추진 전담조직을 만들어 상품개발 단계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고객과 관련된 전 과정을 정비,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또 지난 2007년 신 부회장이 직접 제안해 생보업계 최초로 도입한 '찾아가는 서비스'도 완벽히 정착시킨다는 각오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고수익 투자자산 확보 주력


"모든 먹구름에는 은색 테두리가 있다.(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보험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신창재(60) 교보생명 회장은 영국 속담을 빌어 올해의 경영 여건을 멋스럽게 표현했다.

생명보험업계가 어려움에 봉착해 있지만 구름에 은색 테두리가 있는 것처럼 슬기롭게 처신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신 회장은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대외에서 인정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국내 보험사 CEO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보험전문가들이 수여하는 '아시아 최고 보험경영자상(Personality of the Year)'을 수상한 것이 단적인 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판매중심'의 영업문화를 '고객보장 중심'으로 바꿀 것을 강조했을 만큼 업계에 정도 경영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신 회장은 새해에도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할 생각이다.

여기에는 저금리ㆍ저성장이라는 어려운 경영 여건을 돌파하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됐다. 신 회장은 또 보험 본연의 정체성을 살린 보장성 보험에 더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자산운용과 관련해 금리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는 한편 대체투자 등을 통한 우량 고수익 투자자산을 확보할 것도 지시했다.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

'생보 빅3' 따라잡기 올인


권점주(57) 신한생명 사장은 올해 5월 말 임기 완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그만큼 권 사장이 일궈놓은 성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은행원 시절 보여줬던 특유의 친화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업계 하위권에 머물던 신한생명을 상위권으로 탈바꿈시켜놓았다.

권 사장은 지난해 7월 열린 '2012년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소호(SOHOㆍSmall Office Home Office)사업자 규모가 지난 2010년 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매년 확대되고 있고 자영업자들의 투잡(two-job) 수요가 커 특화채널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770여명으로 소호 채널을 구성했는데 신계약 판매실적(월납초회보험료)은 2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

권 사장은 올해 생보업계 '빅3'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을 따라잡기 위해 한층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인방의 생보업계 지배력이 워낙 고착화돼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영업통인 권 사장이 지난 2년간 보여줬던 성과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

해외보험시장 진출 가속화


김창수(57)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틈새시장 개척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보장성 통합보험인 '슈퍼플러스'를 중심으로 질병후유장애 등을 공략했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1년 말 진출한 싱가포르와 중국 시장 다듬기에 적극 나섰고 지난해 10월에는 모스크바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업계 최초로 러시아 손해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김 사장은 올해에도 국내외를 아우르며 '고객중심 경영' '해외사업 성장 가속화'를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해외사업이다. 삼성화재는 해외에서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몇 안 되는 손보사다.

김 사장은 이와 함께 전업무 분야에 걸쳐 '고객중심'의 문화를 이식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업무 프로세스와 평가 등 전분야에 걸쳐 '고객중심' 기조를 갖고 대대적 혁신을 추진하며 이를 위해 토론과 소통이 자유로운 문화, 유연하고 개방적인 문화를 다듬어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경쟁심화를 극복하려면 고객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또한 전문성과 글로벌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해 세계 초일류 보험사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보장성보험 중심 신계약 확대


동부화재에 있어 지난 2012년은 기억할 만한 한 해였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은 향상됐고 지속가능경영지수에서도 4년 연속 손보업계 1위를 기록했다.

동부화재를 이끌고 있는 김정남(60) 사장은 올 한 해 국내외를 아우르는 성장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지주사 전환이슈가 남아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중간금융지주사 계획과도 맞물려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는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 동부화재는 손보업계에서 삼성화재ㆍ현대해상과 더불어 글로벌 사업능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손보사다. 김 사장은 지난해 공개적으로 "해외보험사 등 글로벌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또한 저금리 시대를 대비해 '효율경영'과 '실상경영'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보장성 중심으로 신계약을 확대하고 우량물건 위주로 자동차, 장기보험 매출을 증대시켜나갈 계획이다.

▲송진규 메리츠화재 사장

'손보사 2위권' 도약 최우선


송진규(52) 메리츠화재 사장은 2012년 한해 메리츠화재를 손보업계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으로 탈바꿈시켜놓았다. 특히 인보험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왔다. 메리츠화재가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M-바스켓'은 인기몰이에 나서며 지난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보장항목이 아홉 가지에 달하는 이 상품은 모든 위험을 하나의 계약에 묶을 수 있다.

상장사인 메리츠화재에 대한 증권사의 호평도 쏟아졌다. 보험업계가 저금리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저축성이 아닌 보장성 보험 부문에 경쟁력을 지닌 메리츠화재가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가였다. 손보업계의 시선이 메리츠화재의 실적결과에 쏠리는 이유다.

송 사장은 이 상품을 출시하면서 '대형사로의 도약'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상품실적만 놓고 보면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송 사장의 올해 경영전략이 주목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 사장은 지난해의 여세를 몰아 현대-동부-LIG로 이뤄진 2위권 라인에 메리츠화재만의 자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신상품 효과가 올해도 이어질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사업구조·영업방식 혁신


국내 카드시장에서 약 2,2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신한카드는 '난공불락'의 1위 기업으로 불린다. 업무처리에 있어서는 깐깐하기로 유명한 이재우(64) 신한카드 사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며 발 빠르고 참신한 사업 아이템으로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 현재까지 300만건에 가까운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할 정도로 스마트금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유가를 겨냥해 '신한 RPM카드 플래티늄샵' 주유카드를 출시, 히트 상품을 배출하기도 했다.

금융권 최초로 기부 전용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아름인'을 만들어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등 1위 기업로샬옐英맛?책임도 다하고 있다.

새해에 이 사장은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의 정신으로 기존의 사업구조와 영업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며 각오를 밝혔다.

외부 변화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위기를 극복해야 하다는 의미이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기존 영업방식의 전방위적 혁신 ▦선제적 리스크 관리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따뜻한 금융 실천을 5대 전략방향으로 설정했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할인 확대로 서비스 차별화


최기의(58) KB국민카드 사장은 지난 2011년 3월 분사한 KB국민카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영업경쟁이 치열한 카드 업계에서 체크카드 사업을 KB국민카드의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며 단숨에 카드 업계에서 '마이더스의 손'으로 부상했다. 실제 2012년 상반기 KB국민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실적 8조2,875억원으로 은행 및 전업카드사를 통틀어 체크카드 이용실적 1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초에는 다양한 혜택을 하나의 카드에 담은 '혜담카드'를 선보이며 상품 개발의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최 사장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KB국민카드는 분사 1년 만에 KB금융그룹 내에서도 비은행부문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새해에 최 사장은 지급결제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카드 산업의 영역에서 탈피, 고객들의 현명한 소비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서비스 영역도 적극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포인트 적립보다는 가맹점에서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할인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보험서도 '카드신화' 재연


정태영(54) 현대카드ㆍ현대캐피탈 사장은 지난 2012년 그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카드시장 포화, 가맹점 수수료 문제, 신용카드 발급규제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업계 선두기업으로서 위치를 거뜬히 수성해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하나은행과 제휴를 통해 체크카드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현대카드의 대표상품인 '현대카드 제로'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발급좌수 45만좌를 돌파하며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카드혜택을 누리기 위한 각종 제약조건을 철폐하며 카드 상품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시장을 보는 정 사장의 감각은 남다르다.

그런 정 사장이 지난해에는 보험사업으로 입지를 넓히는 도전을 감행했다. 그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현대라이프(구 녹십자생명보험)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쉽고 핵심적인 보험'이라는 철학이 반영된 상품을 내세워 보험업계에서도 제2의 현대카드 신화를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다.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현장 마케팅으로 효율성 최우선


최치훈(57) 삼성카드 사장에게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한 해였다.

최 사장이 지난 2011년 11월 야심 차게 선보였던 '숫자카드 시리즈'는 지난해 카드업계 최고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숫자카드는 0부터 7번까지 숫자카드의 라인업을 갖추고 고객의 생활 방식에 따라 혜택을 골라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한 카드다. 지난해 말까지 발급좌수만 모두 150만좌에 달할 정도로 카드 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왔다

또 지난해에는 숫자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삼성카드는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부문에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2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최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효율'을 제시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서 회사 전분야에서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금결제 시장을 카드시장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사업영역과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전략이다. 지난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현장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신설한 마케팅실과 전략영업본부도 새해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대표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


지난해 저축은행업계는 대형사들이 줄줄이 퇴출당하고 시장 규모 자체도 큰 폭으로 줄어드는 한파를 겪었다. 한 마디로 저축은행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았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김하중(69) 대표가 이끄는 동부저축은행의 저력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지난 1997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 대표는 당시 4,000억원 수준이던 동부저축은행의 자산을 약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11년 연속 8ㆍ8요건(BIS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을 충족하며 내실경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대표는 대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업종별 비중을 20%로 제한하고 있다. 또 리스크가 큰 PF대출은 5% 이내로 최소화하는 대신 햇살론, 주택 대출, 중소기업 외상매출채권담보 대출 등 중ㆍ소액대출 영업을 강화해 대출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

새해에 김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03년 이후부터 유럽 및 동남아 저축은행들과 구축해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만 머무는 저축은행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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