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주 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에서 '출구전략 로드맵' 제시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낸 미국 연방은행장이 버냉키 결정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FT는 버냉키의 출구전략 로드맵 제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버냉키가 '제대로 판단한 것이냐?'라는 의구심도 확산하고 있다고 22일 인터넷판에서 전했다.
JP 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지금은 지표가 괜찮지만, 나중에 나빠지면 시장은 '2013년 6월 연준의 부양 의지가 약화한 탓'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의 미셸 마이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회복세가 조금씩 다져지는 국면"이라면서 "연준이 이런 점을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버냉키가 경제를 낙관한다기보다는 덜 비관한다고 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버냉키의 노동시장 개선 기대가 너무 앞서 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IHG 글로벌 인사이트의 재정경제 책임자 폴 에델스타인은 FT에 "미국 경제 기조의 여러 면이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따라서 "연준의 실업률 감소 기대가 지나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FT는 버냉키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조금 나아졌다"라고 FOMC 회동 후 회견에서 신중하게 표현했음을 상기시켰다.
FT는 미국의 신규 고용 창출이 지난 3개월 월평균 20만 명을 여전히 밑돈 점을 지적했다.
또 실업률이 2014년 중반까지 7% "근처"로 떨어지면 채권 매입이 중단될 것이란 연준 기대 역시 너무 낙관적이란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최신 실업률은 오히려 7.6%로 소폭 상승했다는 것이다.
반면, 연준이 지난해 9월 3차 양적완화를 취하면서 예상한 미국의 재정 자동감축(시퀘스터) 충격이 실제로는 연준 우려보다 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FT는 이와 관련, FOMC 성명이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 하강 위험이 지난가을 이후 감소했다"고 처음으로 언급한 점을 강조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장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버냉키의 출구전략 로드맵 제시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블러드는 FOMC에서 이에 반대하는 소수 견해를 냈다.
그는 "(연준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FOMC가 인플레 목표치 고수 의지를 강조했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FT는 FOMC 위원이 회동 직후 별도 성명을 내고 FOMC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을 주목했다.
성명은 "연준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더 확실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식으로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그러면서도 "FOMC는 여전히 적절하며 신뢰할 수 있는 통화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