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워싱턴그룹 이외에도 미국계 유력기업들과 이라크 재건사업 공동 수주 등에 관한 협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22일 이라크 재건사업의 첫 수주 소식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추가 공사수주가 유력하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워싱턴그룹으로부터 수주공사 중 최소 20%의 시공권을 받기로 한 협약을 여타 기업들과도 적극 추진 중이란 것.
이 사장은 이번 재건사업 수주의 의미에 대해 “이라크 현지 정부인사들과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접촉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향후 11억500만 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미수채권 회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또 1억5,000만 달러 가량의 시공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호재도 전했다. 그는 “이란 아살루예의 A1가스 플랜트 4~5단계 건설공사 과정 중 핵심공정인 가스 주입(gas-in)이 지난 20일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보고를 현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이 공정은 가스플랜트 가동을 위해 연료를 주입하는 것으로 당초 내년 2월로 예정됐던 준공기간이 2개월 앞당기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현대건설은 이에 따라 발주처로부터 1억5,0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인센티브 금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될 것을 보인다.
이 사장은 “앞으로 건설산업의 미래는 에너지 관련 사업에 달려 있다”며, “A1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평가해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장은 현대상선의 주총 하루 전날인 22일 오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3년 탈상을 위해 하남시 선영으로 출발하면서 현대그룹과 KCC간 경영권 분쟁에 관해 “지금은 현대건설 회생을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버는 데에도 정신이 없다”며, “현대상선 등의 문제에 관해선 신경 쓸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상선이 주총에서 현대그룹과 KCC중 어느 편을 들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상선의 2대 주주인 현대건설(지분율 8.69%)이 의결권 행사를 안 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해석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