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 교육이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의 경제 주간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8일자)는 최근 미 주정부들의 재정상황이 60년래 최악을 기록, 주립 대학에 대한 보조금이 크게 줄어든 데다 경기침체로 인해 사립 대학들의 기부금 수입도 대폭 축소하면서 미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대학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풍부한 교수진들을 갖추고 있어 적은 인원의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그러나 최근 각 대학들은 재정상황이 어려워지자 교수를 대폭 줄이고 개설 과목도 통폐합하는 추세여서 학생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의 경우 최근 154명의 교수ㆍ강사들을 해임하고 400여개에 달하는 과목을 없애 2,500여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데모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주립 대학이나 칼리지에서 저렴한 학비로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불어가는 적자를 메꾸기 위해 학교들이 잇따라 수업료를 올리면서 미국의 큰 자랑거리였던 교육의 `대중화`도 위협을 받고 있다. 한 예로 뉴욕 주립대(SUNY)의 경우 최근 수업료를 35%나 인상했다. 지난 가을학기 이미 10%이상 수업료를 올린 주립 대학들은 오는 가을학기에도 더욱 큰 폭의 추가 인상을 계획중이다.
미국 국립 공공정책ㆍ고등교육 센터의 패트릭 캘런 소장은 “최근 미국의 수업료 인상률은 미국 경제의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업료가 날로 치솟고 있는 데는 대학들의 무분별한 지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많다. 하버드와 예일처럼 매년 막대한 기부금을 걷어들이고 있는 대학들이 학생 유치를 위해 각종 학생 편의 시설을 제공하자 나머지 사립 대학들도 경쟁에 가세, 재정의 무리를 초래했다는 것. 무디스는 이와 관련 지난해 재정이 악화된 18개 사립대학의 신용등급을 최근 하향 조정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