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 새 패러다임을 찾아서] 홍콩판 코스닥 '상장기업시장'

『진입문은 넓게, 감독은 엄격히』첨단기술주를 중심으로 거래하는 홍콩의 제2의 거래소인 성장기업시장(GEM·GROWTH ENTERPRISE MARKET)을 특징짓는 말이다. 지난해 11월 15일 설립돼 25일에 첫 벤처기업을 상장시킨 홍콩판 코스닥(KOSDAQ)인 GEM은 기업의 국적과 실적을 따지지 않는 등 상장기준이 기존 거래소에 비해 훨씬 느슨하다. 실적이 거의 없는 벤처기업도 수익이 마이너스인 적자기업도 기본적인 기준에만 충족되면 상장할 수 있다. 물론 중국 본토 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장뒤에는 분기마다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상장을 맡은 증권회사가 상장뒤 2년동안 감독책임을 맡아야 하는 등 정보공개 기준과 주간사의 관리감독기준은 엄격하다.따라서 이런 의무를 소홀히 하는 기업에겐 진입이 쉬운던 만큼 퇴출도 쉽다. 현재 GEM에는 타임리스 소프트웨어, 차이나 애그로테크 홀딩, 파인 테크놀로지 홀딩 등 벤처기업등 7개기업 상장돼 있다. 설립초기에 GEM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16개였다. 하지만 거래소측은 7개 기업에 한해서 상장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홍콩증권거래소의 알렉 추이(徐耀華) 행정총재는 『기업의 규모보다는 성장성이 있는 벤처기업을 위주로 상장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GEM에는 지난해말 현재 중국기업 외에도 미국, 대만 등의 벤처기업을 포함해 30개사가 상장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상장된 타임리스 소프트웨어와 차이나 애그로테크 홀딩의 주가는 상장 첫날 개장 몇분만에 공모가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거래대금은 오전장 마감무렵 5억2,070만홍콩달러(미화 6,670만달러)를 기록해 GEM의 미래를 밝게 비췄다. 하지만 홍콩의 차이나컴이 지난 7월 미국 나스닥(NASDAQ)에 성공적으로 상장된 것을 계기로 홍콩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들도 나스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다가가면 필요한 자본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각국의 해외 투자자들이 GEM보다 나스닥 상장을 강력하게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추이 총재는 『아무래도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은 홍콩 시장에 상장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7개 종목만 거래되고 있는 GEM은 아직 파일럿 프로그램 단계』라며 『유망 기업 유치와 거래의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수기자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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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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