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 스파이, 공단을 노린다] 한번 털리면 3번은 예사…"보안 무방비"

상당수 벤처, 기술개발·제품출시에만 신경<br>국내 기업 5곳중 1곳 회사 기밀유출 피해<br>산학협동 급증에 대학도 산업스파이 표적



기술유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어느 정도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보안 의식ㆍ체계는 말 그대로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상당수 벤처업체들은 기술개발과 제품 출시에만 신경쓰다 보니 사실상 기술유출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게 현실이다. 국정원이 주요 공단 내 중소ㆍ벤처기업 18개사를 대상으로 보안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안체제 및 인원ㆍ문서ㆍ시설ㆍ정보보안 등 5개 분야에 대한 보안진단을 실시한 결과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H사의 사례는 해외 경쟁업체의 기획적인 인력유출 사건”이라고 설명하고 “2,400억원의 피해액을 예방할 수 있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공단 내 기술유출 피해가 심각함을 지적했다. ◇반복해 기술 털리는 업체도 비일비재=또한 국내 기업 5곳 중 1곳이 회사 기밀이 유출돼 피해를 본 적이 있고 피해기업의 기밀유출 횟수도 평균 3회에 달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반복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지만 보안예산의 부족, 임직원의 관심 부족 등으로 적절한 대처 방안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내 산업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중국 등 경쟁국가 기업에 의해 중소ㆍ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유출 시도가 급증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보안활동은 미미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술유출 수법이 다양화되고 있지만 공단 업체들의 보안의식이 약하고 관련 예산확보도 어려워 보안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학도 안전지대 아니다=공단에 이어 대학들도 기술유출로부터 안전지대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산학협동이 급증하고 있고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대학들도 늘어남에 따라 대학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산업스파이의 활동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대학과 연계된 기술유출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대기업ㆍ공단 등에 이어 대학도 주요 보안교육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대학이 국가 R&D사업을 수행하는 중요 연구주체임을 감안해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직업윤리 및 보안의식 제고, 효율적인 보안관리 방안 등을 중점 교육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김홍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