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개혁·개방 후유증 심각

부정부패 만연등 사회주의질서 점차 붕괴중국이 최근 개혁ㆍ개방에 따른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다. 정부가 불허한 독립노조가 주도한 유례없는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횡령 등 자본주의적 병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경제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빈부격차는 정비례해 심화되고 있다. 사회주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중국으로서는 경제 성장의 대가로 체제상의 위기감까지 겪어야 하는 등 톡톡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셈이다. ◆ 정부 불허 독립노조 집단 시위 지난 19일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랴오양(遼陽)시 정부 청사 앞에서는 대규모 노동자 시위가 벌어졌다. 노동자의 천국이자 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에서 보기 드문 상황이 벌이진 것이다. 독립노조 주도로 10개 공장 노동자 1만명이 참여한 이 시위는 이미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것이며, 근로자 해고 중지ㆍ체불 임금 및 연금 지급ㆍ체포된 노동자 석방 등이 주요 이슈였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허가한 노조만 설립이 가능하며 집단시위를 벌이지 못하도록 법률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정부가 허가하지 않은 독립노조가 주도했으며, 특히 집단시위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 횡령 등 자본주의적 병폐 급증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분식회계 및 이를 이용한 주가조작에 나섰던 중국의 석유화학업체 다징 랸위에 대한 소액 주주들의 소송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징 랸위는 원유를 구입해 이를 정유ㆍ판매하는 업체로 다징 시 정부의 관할 아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중국의 외환은행인 중국은행은 간부와 직원 등 5명이 지난 7년간 공모, 미화 5억 달러(한화 7,000억원)를 착복한 채 달아났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중국 경제의 화려한 성장 이면에 그 만큼의 짙은 그늘이 존재하며, 특히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짜맞추기에 따른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빈부격차 갈수록 확대 경제 발전에 따른 빈부격차는 중국 정부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베이징에만 등록된 BMW 고급 승용차가 3,000대를 넘고 벤츠 역시 수 천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때 노동자들의 천국이었던 중국이 점차 갑부들의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한 통계에 의하면 지난 90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4.2배였지만 98년에는 무려 9.6배에 이르고 있으며, 빈부격차의 심각함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보다 훨씬 높은 0.4에 달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잇따라 빈부격차 해소를 외치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특히 최근에는 사유재산 보호가 명문화될 가능성도 높아져 문제의 심각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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