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패션그룹인 구치사를 둘러싼 유럽 기업들간의 인수·합병(M&A)전이 가열되고 있다.프랑스의 루이뷔통이 구치사에 대한 적대적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뷰티 전문그룹인 피노가 백기사를 자처, 19일 구치사의 지분 40%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구치와 피노 양사는 주당 75달러 기준으로 구치의 지분 40%(29억 달러)를 피노가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루이뷔통은 이날 구치사의 주식을 아예 100%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선언하고 나섰다. 루이뷔통은 이번에 주당 인수가격을 85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에 따라 인수 금액은 모두 57억 달러로 불어나게 됐다.
루이뷔통은 현재 구치사의 지분을 34.4%까지 늘렸지만 피노의 개입으로 경영권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루이뷔통측은 구치가 인수에 응할 경우 현재의 경영진을 그대로 머무르게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구치의 도메니코 드 솔레 사장은 『루이뷔통의 베르나르 아르놀사장이 현명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피노와 새로운 제휴관계를 맺는 것을 우리 모두가 분명히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루이뷔통에 대한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구치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회사 매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론지을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루이뷔통이 구치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세계적 가방업체인 프라다와 고급 뷰티 브랜드인 조르주 아르마니까지 인수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