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부, 경제·에너지지원 중단 시사

■ "北, IAEA에 핵시설 봉인 제거 요청"<br>외교부 "북핵 추이 봐가며 지원"… 北 압박<br>김숙 본부장 "심각한 상황"… 6자회담 위기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에 설치한 감시카메라와 봉인을 제거한 것으로 22일 사실상 확인되면서 북한의 핵검증 체계 구축 문제를 놓고 난관에 부딪혔던 북핵 문제가 또 한 차례 격동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말 핵 불능화 중단 및 핵시설 복구 가능성을 선언한 데 이어 지난 19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경제ㆍ에너지 지원 남북 실무협의에서 핵시설 복구 진행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지연과 경제ㆍ에너지 지원이 늦춰지고 있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공교롭게도 우리 정부는 이날 처음 공식적으로 대북 경제ㆍ에너지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북핵 문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이 앞으로 불능화 복구작업을 계속한다면 불능화에 상응한 (대북) 경제ㆍ에너지 지원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를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의 불능화 복구 추이를 주시하면서 경제ㆍ에너지 지원 문제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주기로 합의하고 국내 생산업체와 계약을 끝낸) 자동용접강관 3,000톤 지원 문제는 전체 물량 생산이 마무리될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므로 북핵의 추이를 봐가면서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경제ㆍ에너지 지원 중단 가능성 시사는 대북 압박으로 해석돼 앞으로 북한의 태도와 남북관계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핵시설 복구작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대북 경제ㆍ에너지 지원은 사실상 상당 기간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한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영변의 핵 연료봉 공장, 5㎿ 원자로, 재처리 시설 등 3대 핵심 핵설비 가운데 당장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재처리 시설 복구작업이 추가 진행된다면 경제ㆍ에너지 지원은 물론 6자회담 자체도 와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나 북핵 관련 협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렵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표현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7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 수석대표회의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 및 핵 신고에 따른 상응조치로 남ㆍ미ㆍ중ㆍ러 등 4개국이 중유 95만톤에 해당하는 경제ㆍ에너지 지원을 올 10월까지 완료하기로 약속했으며 현재 이 가운데 40% 이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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