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는 굉음과 함께 뜨거운 용암, 유독한 가스, 깨진 바위들을 맹렬한 기세로 뿜어내는 화산 활동은 인류가 목격한 지구의 가장 난폭한 폭행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인간의 기억에 선명한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이 절대적 폭행을 인류는 기록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책은 그 기록들-화가와 작가들의 작품-을 탐구하며 인류 역사에 일어났던 폭발적인 화산활동이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겼는지, 그리고 그 기억은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2010년 영국 워릭셔 주에서 열린 전시회 '화산 : 터너에서 워홀까지'가 책의 기초가 됐다.
아직 화산활동에 과학적 접근을 시도하기 어려웠던 고대, 이 자연의 위대한 힘은 여러 신화와 미신에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하와이·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의 화산 지대에서 내려오는 다양한 신화와 전설을 소개하며, 이는 화산폭발이라는 피할 수 없는 물리적 사실에 맞서 공포심을 억누르기 위한 방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밖에도 책에는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화가와 작가들이 자신이 직접 보거나 목격담을 듣고 남긴 화산활동에 대한 기록들이 빼곡히 실렸다. 그림의 경우 대부분 컬러 도판이 수록돼 설명을 돕는다. 화산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빼놓지 않는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