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가 회원들의 구심점과 방패 막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쏟겠습니다.” 포부를 밝히는 김미회(48ㆍ사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신임 전무이사의 말투에는 ‘한다면 한다’는 특유의 의지가 담뿍 담겨 있었다. 지난 88년 입회한 김 전무는 90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자로 최근까지 정규 투어에서 활동하는 한편 부산에서 후배를 양성해 온 열성파다. 원칙에 충실하며 자신에게 특히 엄격해 친한 이들로부터 ‘좀 풀어져 살아봐라’는 안타까움 섞인 충고를 듣기도 하는 스타일. 자신이 맡은 일은 빈틈 없이 해내려 애쓰는 ‘완벽 추구자’다. “그 동안도 협회 내 여러 사람들이 잘 해온 것으로 안다”고 입을 연 김 전무는 “그러나 회원들이 점점 양적으로 질적으로 커져가는 만큼 협회도 변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다. 구심점과 방패막이 되겠다는 것은 “정회원이나 준회원, 또 해외에 나가 있는 회원들 모두가 협회를 중심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며 또 외국에 갔을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회가 뒷받침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김 전무는 “당장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안다”고 했다. 하지만 ‘그게 되겠어’하며 뒷짐지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전무는 “우선 사소한 것이라도 회원들에게 협회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며 “국내에 있는 회원들에게는 세미나 등의 행사를 통해 자질 향상의 기회를 더욱 많이 제공하고 정규 투어는 물론 2부 투어 대회도 늘려 생활의 여유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월드컵도 있고 남자 협회가 워낙 주목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KLPGA가 소외 받는 듯하지만 올해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했다. 해외 회원들에게는 자주 소식을 전하고 협회 차원에서 응원단도 파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일깨운다는 계획. 지난 13일 마스터카드 대회에서 준우승한 이선화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냈던 것도 이런 마음의 표현이다. “그 동안은 우승자에게만 보냈다고 해서 앞으로는 우승 다툼을 했던 선수들에게 모두 보내자고 했다” 고 김 전무는 말했다. 이어 “KLPGA의 힘을 키워 일본, 미국 협회 등과 동등하게 힘겨루기를 할 수 있게 되면 우리 선수들이 외국 투어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너무나 먼 것이 사실”이라는 게 김 전무의 솔직한 생각. “그래도 외국 협회와 자주 접촉하며 KLPGA가 있다는 사실, 또 여기서 배출된 선수들이 미국과 일본 투어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것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협회 전무 이사 직을 맡은 뒤 부산에서 아침 먹고 서울서 점심, 다시 부산서 저녁식사를 하는 등 ‘북에 번쩍, 남에 번쩍’하고 있는 김 전무. “공부할 것도 많고 봐야 할 문서도 많아 서류 가방을 하나 샀다”며 활짝 웃는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한번 해보겠다’는 결의가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