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곳중 1곳 제품팔아 이자도 못내

1분기 이자보상비율 100%미만업체 32%달해<br>'제조업 이자보상비율'은 988%<br>5대기업에 경제력집중 심화 영향 '지표 착시'

1분기 기업수익률 사상최대라는데…3곳중 1곳 제품팔아 이자도 못내 1분기 이자보상비율 100%미만업체 32%달해'제조업 이자보상비율'은 988%5대기업에 경제력집중 심화 영향 '지표 착시' • 통계상 착시 일반화 경제기반 취약 반증 상장 또는 등록 제조업체 세곳 중 하나는 물건을 팔아 이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상장법인 등 분기 재무제표 작성업체 1,569개를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한 업체가 전체의 3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은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은행이자도 못 낸다는 뜻이다. 이 같은 비중은 지난해 1ㆍ4분기 31.4%보다도 늘어난 것.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낸 적자기업도 전체의 22.2%에 달했다. 반면 제조업 전체의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동기 465.4%에서 이번 분기에 988.8%로 412.4%포인트나 급등했다. 1ㆍ4분기 기업경영 실적이 ‘수익률 사상 최대’라며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삼성전자 등 대표업체 몇 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로 삼성전자 하나만을 제외해도 이자보상비율은 606.9%로 떨어진다. 특히 이번 조사대상이 상장 또는 등록된 업체로 비교적 경영상태가 양호한 기업들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기업들의 경영난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이나 코스닥 등록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대다수 기업들의 경영상태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기업경영분석이 갈수록 신뢰도를 잃어간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얼어붙은 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5대 기업이 제조업 경상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거대기업들에 의한 경제력 편중현상이 심화하면서 경제지표에 착시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마 위에 오른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에서는 조사대상 1,069개 제조업 전체의 매출총액 107조4,000억원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ㆍLG전자ㆍ포스코ㆍSK㈜ 등 매출액 상위 5대 기업의 매출합계가 32.7%를 차지했다. 특히 상위 5대 기업의 경상이익 합계액은 7조1,000억원으로 조사대상 제조업체들의 경상이익 합계액 14조4,000억원의 49.4%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대 기업을 포함시켰을 때와 제외할 경우의 편차가 커지고 있다. 1ㆍ4분기 제조업 전체 경상이익률은 13.4%로 나타났으나 5대 기업의 경상이익률은 20.3%에 달했고 이 기업들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경상이익률은 10.1%에 그쳐 그 편차가 10.2%포인트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5대 기업은 3월 말 현재 69.4%이지만 나머지 제조업체는 109.8%로 40%포인트가 넘는 편차를 보였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위원은 “기업들의 수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대다수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며 “IT 거품이 빠진 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출이 잘되는 전기ㆍ전자ㆍIT업종 내에도 부실기업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서비스업이 심각한 상태”라며 “건설업의 경우도 2002년과 2003년에는 부동산 활황 덕에 실적이 좋았지만 올들어 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혜경 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06-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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