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폭파 솜씨가 겁난다

제2보(21~37)



콩지에의 흑21은 고심의 갈라침이다. 상변에서 좌변까지 드넓게 형성된 백의 세력을 삭감하겠다는 의도인데 선악을 떠나서 일단 독특한 발상이었다. "당당하게 가자면 흑도 우하귀 방면을 키워야 하는데 그 코스에 자신이 없었던 모양입니다."(유창혁) 참고도1의 흑1로 걸쳐서 7까지 되는 그림을 유창혁이 타이젬의 생중계 사이트에 올렸다. 이것이라면 흑도 위풍당당해 나무랄 데 없는 포석이긴 한데 콩지에가 왜 이 코스를 짐짓 외면했을까. "이세돌의 폭파 솜씨를 겁낸 것 같아요."(유창혁) 콩지에는 참고도1의 흑진이 허장성세가 될 공산이 크다고 본 듯하다. 너무 모양을 크게 잡았다가 이세돌에게 폭파당하고 나면 덤이 부담스럽다. 일단 백진이 부푸는 것을 방지하고 보자. 이것이 실전보 흑21을 강구해낸 심리의 연원이었다. 흑23은 아마추어의 눈에는 다소 이상해 보이겠지만 상당히 괜찮은 착상이다. 참고도2의 흑1로 벌리는 것이 상식이지만 백에게 2, 4로 봉쇄당하는 것이 두렵다. 실전보의 흑23은 그것을 예방한 수였다. 사이버오로의 오늘 해설자는 박영훈9단. 그는 콩지에의 35와 37을 상당히 그럴듯한 작전이라고 칭찬했다. 부분적으로는 백에게 36을 당해 손해본 것 같지만 흑25의 한 점은 아무 때나 생환이 가능한 돌이므로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잘 하면 흑이 사귀생을 할 것 같군요."(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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