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월18일] 최초의 항공모함

1911년 1월18일, 샌프란시스코만. 해수면을 스치듯이 날던 복엽기 한대가 거대한 전함의 임시갑판에 내려 앉았다. 전함 펜실베니아호는 최초의 개조항공모함이라는 이름을 올린 순간이다. 두달전 이륙 실험에 이어 착륙까지 성공함으로써 각국은 항공모함이라는 새로운 함정에 눈을 돌리게 됐다. 영국이 상선을 개조한 어거스를 제작하고 미국도 석탄운반선 랭글리를 항공모함으로 뜯어고쳤다. 일본은 처음부터 항모로 설계한 호쇼를 1922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같은 시기에 진행된 워싱턴 군축회의 결과로 주력함인 전함의 보유와 건조가 제약 받자 항모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보조함에 머물던 항모가 주인공이 된 것은 태평양전쟁. 산호초ㆍ미드웨이해전에서 항모를 적극 운용한 미국이 승리한 이후부터다. 대항해시대 이후 2차대전초까지 이어온 거함거포주의도 막을 내렸다. 항모가 세계를 지배하는 기류에 너도나도 관심을 기울였지만 있지만 문제는 돈. 미국의 니미츠급(9만5,000톤) 항모를 만들려면 35~40억달러가 들어간다. 항공기 가격도 40억달러에 이른다. 항모를 호위하는 구축함과 핵잠수함, 상륙함, 보급함까지 더하면 1개 항모전단 구성 비용은 약 28조원. 올해 우리나라 국방예산 22조8,632억원을 훨씬 초과한다. 미국은 이런 항모전단을 9개 보유하고 있다. 대안이라는 중소형 항모도 비싸기는 마찬가지. 프랑스는 4만1,000톤짜리 드골급 중형항모 건조에 35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태국은 스페인에서 사들인 1만1,300톤급 항모 나루베트를 부두에 메어놓고 있다. 운용비 부족 탓이다. 현대의 군사력은 국가의 부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달러를 빨아들이는 중국은 2008년 취역을 목표로 7만8,000톤급 항모를 건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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