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롯데ㆍGS 등 국내 주요그룹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아래 적극적인 투자와 신성장동력 발굴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자세로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그룹들은 임진년 새해를 맞아 내실경영으로 위기 극복에 주력하는 한편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사실 올해 국내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등 선진국 경기 악화와 함께 중국 경제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며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최근에는 이란 사태로 국제 유가가 치솟는 등 원자재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른 북한 리스크도 기업 경영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새해 경영계획을 짜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하지만 주요 그룹들은 올해 온갖 악재에도 움츠려 들지 않고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과거 위기 때마다 공격경영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후발주자를 멀찌감치 따돌리거나 선두 업체를 따라잡은 성공 경험을 올해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롯데ㆍGS 등 주요 그룹들은 이미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예고해놓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50조원 안팎에 달하는 사상 최대 투자를 통해 전자부문의 글로벌 독주체제를 굳히는 동시에 태양전지ㆍ자동차배터리ㆍLED 등 신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64조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는 올해 180조원 이상의 공격적인 매출목표를 세웠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신년하례식에서 "올해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연구개발도 많이 할 것"이라며 공격경영 의지를 천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미래 신기술 및 완벽한 품질 확보를 위해 지난해보다 15.6% 늘어난 14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한다. 현대ㆍ기아차의 생산ㆍ판매 목표도 지난해 660만대보다 소폭 늘어난 700만대로 잡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친환경 차량 개발과 첨단 전자제어 분야에서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핵심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새해 시장 선도 제품 및 서비스로 전자ㆍ화학ㆍ통신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미래 사업에 대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각오다. 구본준 LG그룹 회장은 "남보다 앞서 방향을 정하고 한발 먼저 움직여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꼭 필요한 분야에는 자원을 집중해 결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충분히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포함해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SK의 올해 투자규모는 지난해 총 투자액인 9조원보다 두 배나 많다. 특히 올해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과거 대한석유공사와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이은 제3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각 계열사별로 투자와 채용규모 등을 획기적으로 늘린 경영계획을 수립해 보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투자규모를 6조7,3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려 잡았다.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경제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불황기에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준비된 경영을 해달라"며 공격경영을 주문했다.
포스코그룹은 새해 신제품 개발과 원가절감 등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를 결합해 성과를 높이는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경쟁사와의 영업이익률 격차를 2%포인트 이상 벌린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는 현대중공업그룹은 2012년 '혁신'과 '도전'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글로벌 종합중공업그룹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올해 수주 및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각각 19.6%, 9.5% 증가한 306억달러, 27조6,000억원으로 설정했다.
GS그룹 역시 2012년 사상 최대인 3조1,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며 매출목표도 지난해보다 10% 가량 증가한 75조원으로 늘려 잡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 경영환경이 매우 좋지 않지만 주요 그룹들은 공격경영을 통해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공격경영 기조가 국가 경제 발전 및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