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기업인대상] 신세계

신세계는 윤리경영과 함께 전국 주요도시에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희망 장난감 도서관을 세우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말 포항에 건립된 장난감도서관 8호점 오픈기념행사에 정용진(뒷줄 가운데)신세계 부회장이 고두심(오른쪽 세번째)어린이재단 나눔대사등과 함께 참석해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 임직원의 명함에는 'Shinsegae Pay(신세계 페이)로 하겠습니다'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임직원들이 신세계에 납품하는 협력사 직원들과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고 난 뒤 자신의 식사비를 납품업체에 떠넘기지 않고 따로 계산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신세계페이'는 협력업체에 대해 '갑'의 위치에서 흔히 범 할 수 있는 불공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윤리경영의 뜻도 내포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로 '윤리경영' 11년째를 맞았다. 구학서 신세계 회장이 1999년 당시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주창한 윤리경영은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인식을 크게 높이고 대기업-중소업체간 상생모델을 확립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백화점개점 80주년을 맞은 신세계는 정용진 그룹총괄대표 체제로 본격 전환되면서 재도약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상생경영의 롤모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의 윤리경영은 협력사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4년부터 협력사가 발주 계약서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납품대금결제 기일을 업계 최단으로 앞당겨 지급하는 대금지불 지원제도로 실시하고 있다. 지방 업체들과의 상생 경영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5년동안 400개가 넘는 지역 업체로부터 총 5조원에 달하는 특산물을 발굴, 매입해 전국 이마트에서 판매했다. 우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해 이마트의 상품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자도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하는 윈윈 모델인 셈. 환경측면에서는 선도적이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비닐쇼핑백이 없는 점포 25곳 정도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를 1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 밖에 사무실내 종이서류가 없는 페이퍼리스 오피스 구축과 에너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용중인 이마트 에코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연 8만5,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시설건립과 전사적 기부운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는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2만여명이 참여했으며 매월 조성되는 기금이 2억5,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희망장난감 도서관은 제주, 광주, 대구, 인천등 전국 주요도시에 지어져 놀이문화공간으로서 사회통합 효과도 거두고 있다. 신세계의 이 같은 윤리경영·상생경영은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 매출액은 지난 1999년 2조2,684억원에서 지난해 10조원으로 11년동안 4배이상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99년 956억원에서 지난해 9,193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세계는 적극적인 투자로 고용도 늘리고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하는 등 대형유통업체 본연의 역할에 전력하기로 했다. 올 한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부문의 핵심 사업에 8,000억원을 투자해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올해 총 매출은 지난해보다 9.1% 증가한 13조 9,000억원, 순매출은 10조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이마트부문에서는 연초부터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을 촉발시킨 '신 가격정책' 기조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소비자들에게 항상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해 연초 밝혔던 상시할인제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곧 대형마트의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2013년 그룹매출 28조원, 세전이익 1조8,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신세계의 올해 투자는 단순한 외형적인 매출 확대 효과로 그치지 않는다. 2008년 기준 직·간접 고용인원은 8만4,000명으로 지난 1999년 1만4,000여명의 7배수준으로 늘어나 일자리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에서 1,800여명의 직접 고용 뿐 아니라 간접 고용 인원까지 합해 총 5,000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대표적 협력사 지원책은 납품대금 조기 현금결제로 자금운용에 숨통 신세계가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 차원에서 벌이는 다양한 지원 활동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협력사에 대한 결제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업계 최초로 협력회사에 대한 직매입 납품대금 결제를 기존보다 최대 45일 앞당겨 월말 세금계산서 마감 뒤 그 다음달 15일에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기존에는 협력사 납품대금 결제기일이 세금계산세의 월말 마감일로부터 금액대별로 45~60일이 걸렸다. 협력회사에 대한 납품가 지불조건 개선으로 지난해 기준 250여 협력회사가 연간 2,701억원의 결제대금을 앞당겨 받게 된다. 대신 신세계백화점이 부담할 비용은 연간 약 1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신세계가 금융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조기 현금결제 하는 것은 협력회사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 대기업의 결제 관행개선으로 중소협력사들은 그만큼 자금 운용에 도움을 받는다는 취지다. 신세계백화점의 현금 지급 시스템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세계는 이미 지난 2005년부터 특정매입 관련 납품대금에 대해서 전액 현금을 지급해 왔다. 이번 직매입 현금 지급을 통해 신세계백화점은 협력회사의 전 납품 상품에 대해 100% 현금지급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밖에 신세계는 지난 설 명절기간 이마트 및 백화점의 2,200여 협력회사에게 상품대금 3,250억원을 당초 지급 예정일보다 4일 앞당겨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 박건현 신세계백화점부문 대표는 "앞으로 협력회사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귀담아 상생경영의 기반을 튼튼하게 다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