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년 만에 5%를 돌파하는 등 시중 실세금리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와 고유가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금융시장에 확산되면서 그 동안 단기 채권에 비해 수익률 상승이 제한되었던 장기 채권 수익률마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05%로 마감, 지난 2002년 6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5%대를 상향 돌파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5.118%를 나타내 지난 2004년 8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 동안 잇따른 연방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 채권 수익률이 오르지 않아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장기 채권 수익률이 상승 반전하면서 ‘그린스펀의 수수께끼’가 풀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5월에 이어 6월 회의에서도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등 앞으로 채권 수익률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기대심리가 금융시장에 미리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기준금리 선물가격은 5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더 인상될 확률을 100% 반영하고 있으며, 6월의 추가인상 가능성도 60%에 달하고 있다.
장기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금리도 4년래 최고를 나타냈다. 이날 30년 만기 모기지금리는 한 주 전 6.43%보다 0.06%포인트나 오른 6.4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모기지 금리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앞으로도 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말 30년 만기 모기지금리는 7%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도날드 콘 FRB 이사는 “과도한 금리인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오클라호마에서 가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통화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과도하게 금리를 오버슈팅하는 것은 경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