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에너지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전 고점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수급도 안정적이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렬이 다소 완화된 반면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개선 등 각종 호재가 원∙달러 환율 급락이나 천안함과 관련한 북한 리스크 등의 악재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시의 상승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대금 지난달보다 두 배나 늘어=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27조9,000억원으로 11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20억5,000만주에 달해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20억주를 넘어섰다. 지난 3월 초만해도 주간 단위 거래대금은 14조원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한 달여 만에 거래가 두 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고 있는 것은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번주에도 7,65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7주 연속 '사자' 행진을 펼쳤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고점을 한단계 상향 조정하며 1,75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고 증권사들도 앞다퉈 연간 지수목표치를 높이는 상황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에 이어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도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기금 14주째 순매수=최근 들어 활발해지고 있는 연기금의 자금 유입도 증시의 체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연기금은 이번주를 포함해 14주째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41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을 포함해 최근 7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며 3,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보통 주가가 하단에서 움직일 때 매수해 고점에 파는 점을 고려하면 증시가 추가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연기금은 올 들어 이미 1조5,000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외국인 다음으로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떠올랐다. 따라서 이 같은 연기금의 활발한 매수세는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위세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자금운용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12조원가량의 추가매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악재보다 호재에 민감=코스피지수는 이달 초 1,690선에서 출발한 후 15일 1,747포인트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까지 올 1∙4분기에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데다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지표 역시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최근 불거졌던 환율 급락이나 천안함 리스크 등을 잠재우고 있다. 악재보다는 호재가 더욱 두드러지는 형국이다. 이달 초에 쏟아져나왔던 펀드 환매자금도 최근에는 다소 누그러져 투신 등 기관의 수급 압박도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실적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고 경기지표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4월 실적 시즌이 일단락될 때까지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