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 눈/10월 30일] 시의원들이 예산 전용한 까닭은

시의원들 불법전용 예산으로 놀자판 연수 지난 19~28일 열흘간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하고 돌아온 김천시의회 의원들에 대해 김천시민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시의회 의원들이 이번 연수가 예산을 불법 전용한데다 놀자판 이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해외연수에 1인당 18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어 부족한 경비를 해결하기 위해 2개팀으로 나눠 가는 묘수(?)를 부렸다. 즉, 올해 전체 17명의 의원 중 8명이 전체 의원들에게 책정된 연수 예산을 모두 받아서 가고, 내년에는 올해 안간 나머지 9명의 의원들이 같은 방식으로 가는 방식이다. 김천YMCA는 예산운용지침에 명백히 위배되는 사안이라며 감사 청구와 함께 예산환수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의원들은 이렇게 불법전용한 예산으로 해외로 나가서 지역의 문화수준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를 견학하는데 시간을 소비했다. 또 이번 해외연수를 양보한 남은 의원들은 지난 25일 수백만원의 예산으로 단풍이 절정인 설악산 일대를 둘러보고 왔다. 해외에 못가는 대신 국내라도 돌아보는 알뜰함을 보였다. 명목은 선진 자치구 의정 견학이었지만 이들이 다녀온 곳은 울진군의회를 제외하면 양양 양수발전소와 미술관, 통일공원 등 선진 의정 견학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천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7월에도 워크숍을 한다며 거액을 들여 제주도에 관광성 출장을 다녀온 바 있다. 김천시민들은 “시의회의원들이 시민들의 피 같은 세금으로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 관광을 다녀온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얼마 전에는 P모 의원이 시민체육대회를 마치고 지역구 주민들과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선거기간에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무원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김영민 YMCA 사무총장은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자숙은 커녕 설악산 단풍놀이에 이제는 폭행사건까지 일으키느냐”며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김천시와 이웃한 성주군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해외연수를 가지 않고 이 예산을 지역 일자리 사업으로 전환한 바 있다. 김천시의회 의원들에게 성주군의회와 똑같이 행동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김천시민들의 자존심을 뭉개는 일은 더 이상 안된다는 것이다. 김천시민들도 의원들을 비난하지만 말고 놀자판 의원들을 똑똑히 기억해 다음 선거 때 표로 응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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