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권 비해 면세점 턱없이 부족… 비즈니스 관광객 놓치면 국가적 손실
탄천 대형버스 100대 주차공간 확보… 향후 아셈로 지하에도 주차 가능
협력 중소·중견기업과 상생… 영업익 20% 사회환원 할 것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영업면적이 5만2,892㎡(1만6,000평)에 달하는 대형 백화점에는 루이비통, 에르메스, 까르띠에 등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국내 최대 규모로 입점해 있다. 백화점 지하는 파르나스몰, 코엑스몰과 연결된다. 두 곳 모두 트렌드를 주도하는 패션·잡화·외식 브랜드가 즐비하다. 지하 복합쇼핑몰은 다시 도심공항터미널, 지하철2·9호선, 세븐럭 카지노, 코엑스아쿠아리움, 특급호텔 등과 직결된다. 지상에는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쇼핑을 비롯해 관광·회의·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밀집한 이곳은 지난 해 12월 서울시가 지정한 '강남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박람회) 관광 특구'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확보전에 뛰어든 현대백화점그룹을 총지휘하고 이동호(사진) 현대DF 대표는 "코엑스단지는 서울의 6번째 관광 특구이자 서울 시내 유일한 MICE 관광 특구"라며 "지난 해 코엑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8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엑스를 방문한 외국인은 2011년 126만명, 2013년 131만명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향후 한전 부지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서고 잠실 운동장 공원화 사업까지 완료되면 강남 MICE 관광특구를 찾는 외국인은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DF가 면세점 후보지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를 최종 낙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특구 안에만 머물러도 2박 3일 정도는 충분히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며 "단 하나 아쉬운 부분이 특구의 명성과 규모에 걸맞는 대형 면세점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코엑스단지 내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롯데면세점 본점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코엑스 단지를 찾는 외국인의 면세 쇼핑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강북에 집중된 면세 쇼핑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강남에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쇼핑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라며 "구매력이 높은 해외 비즈니스 관광객을 그냥 돌려보내는 건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현대DF는 백화점 2개층을 면세점으로 리모델링 해 강남권 최대 규모인 1만1,930㎡(3,608평) 규모로 운영하고 추후 1개층(5,136㎡·1,553평)을 추가해 총 1만7,096㎡(5,171평) 규모의 초대형 면세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지역적 특성을 살려 비즈니스 관광객이 원하는 상품들을 모아 MICE 전용관을 설치하고, VIP 라운지,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국내 중소·중견기업 판매관을 A급 자리에 배치하고 한국 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프리미엄급 특산물을 집중 소개하는 등 전체 면적의 30% 정도를 국산품 전용 매장으로 꾸미기로 했다. 이 대표는 "현대DF는 대기업과 유통·관광 분야 중소·중견기업이 합작 설립한 유일한 면세 사업 법인"이라며 "호텔, 여행사, 면세점, 유통, 패션 등 참여 기업들이 각각의 경쟁력을 쏟아부어 최고의 면세점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DF는 중소·중견기업간 비즈니스 상생 모델을 지향하는 동시에 면세점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해 더 큰 그림 속 상생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면세점 출사표를 던진 기업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주차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파리나 런던 같은 해외 주요 관광 도시를 보면 대형 쇼핑 시설이나 관광 명소가 직접 대규모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보다는 근거리 주차 시설을 활용한다"며 "현대 면세점의 경우 백화점 별관과 도심공항터미널에 대형버스 35대 주차 공간을 확보해놓았지만 필요에 따라 인근 탄천공영주차장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DF는 이미 강남구와 탄천주차장의 대형버스 100대 주차 공간 사용 방안에 대해 협의를 마쳤다.
강남구의 아셈로 종합개발계획도 현대 면세점에 또 다른 날개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코엑스 단지 뒤쪽 아셈로 지상에는 녹지, 분수 등 휴게공간과 양방향 4차로가 조성되고 지하에는 대형버스 162대, 소형차 358대 등 총 520대가 주차 가능한 공간이 신설된다. 이 대표는 "현대DF의 사업 계획안은 서울시와 강남구 등 지자체의 도시 개발 계획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토를 바탕으로 동반 성장이 가능한 방향으로 수립된 것"이라며 "강남구는 물론 서울 전체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면세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