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슈로 보는 2014 증시] <3> 어닝쇼크 벗어나나

美·유럽 경기 살아나 실적장세 예상<br>상장사 122곳 영업이익 22% 늘어 115조 전망<br>엔저가 수출 위협 변수 업종따라 희비 갈릴 듯


미국이 내년부터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나서기로 하면서 증시의 관심은 유동성에서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한해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내년은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 지표가 양호한 가운데 바닥까지 내려갔던 유럽 경기가 돌아서고 있고 중국은 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국면에 돌입하면서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엔화약세와 원화강세로 수출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은 위협요소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122곳의 내년 영업이익의 합은 141조4,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15조6,000억원,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105조9,358억원으로 실적이 올해 9.16%에서 내년 22.40%로 커진다. 내년 매출액은 1,779조원으로 올해보다 6.5% 증가하고 순이익은 올해 85조8,398억원에서 내년 110조2,399억원으로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우선 출구전략에 나선 미국뿐만 아니라 올해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유럽과 중국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내년 국내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시장 전망보다 빠른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에 돌입하기로 한 것은 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은 결국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등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신흥국 기업의 수혜로 연결된다"며 "최근 3년간 제로성장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던 우리나라의 수출이 내년에는 7% 이상 증가하며 정상속도의 성장률로 돌아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국내 증시의 실적 개선을 이끌 업종은 조선·건설 등 대표적인 경기민감업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해운업종이 아직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사들은 효율적 투자를 위해 범용선을 줄이는 대신 특수선박을 늘리고 있다"며 "최근 중국 조선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기술력에서 국내 업체들과 비교하기는 힘든 만큼 고가 수주물량 증가로 조선업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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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로존 경기 회복으로 조선업황이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어 글로벌 경쟁력 1위가 확고한 국내 조선사들이 업황 개선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건설업종도 올해 저가수주 물량을 대부분 떨쳐낸데다 플랜트부문의 출혈경쟁 완화, 국내 주택시장 회복의 영향으로 내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미포조선·한진중공업의 내년 영업이익 합계는 3조1,040억원으로 집게됐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3조8,307억원에서 2조6,273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내년에는 큰 폭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GS건설의 영업이익도 올해 4,794억원에서 내년 3조2,494억원으로 급등할 전망이다.

반면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주들은 어려운 한 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일본중앙은행이 유동성확대정책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엔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엔화가치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글로벌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비우호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어 자동차주들의 실적은 올해보다 좋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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