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종시 수정안 처리 장기표류?

與, 처리 시기 싸고 시각차 뚜렷<br>MB 입장 발표도 다음주로 연기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여권 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갈등이 점점 고조되면서 세종시 문제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수정안 처리 시기를 두고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안에서는 조기 처리 목소리부터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것을 주장하는 신중론까지 나오는 등 다양한 의견 스펙트럼이 펼쳐지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 지도부는 13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수정론 찬반 여부뿐 아니라 수정안 처리 시기를 놓고 만만치 않은 시각차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친이계 안상수 원내대표는 "공당으로서 과거의 약속과 신뢰도 고려해야 하지만 미래의 국익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수정안 반대파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친이계인 장광근 사무총장도 "이제 집안 다툼은 접고 역사의 길로 뛰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인 4선의 이경재 의원은 "'주화자(主和者)도 충(忠)이요, 척화자(斥和者)도 충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원안대로 하자는 것도 결국 백년대계를 위한 고뇌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정안 옹호론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어느 게 진짜 크게 백년대계를 위한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수정안 처리 시기를 놓고도 여권 내 적지 않은 시각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총리실과 일부 친이계 초선 의원들은 국론 분열 등을 우려하며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지만 여당 주류와 정부 일각에서는 여론을 저울질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친이계 중진 의원들은 굳이 서두를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신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4월 이전에 수정안 처리를 끝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분명한 반대 의사를 고수하면서 국회에서 조기에 결정 낼 것을 요구하는 양상이다. 이번주에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관련 대국민 입장 발표가 다음주로 미뤄진 것도 세종시 수정안 처리의 장기표류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입장발표 연기 배경으로 박 전 대표의 수정안 반대 재확인 언급을 꼽고 있다. 이번주 안에 이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가 열릴 경우 박 전 대표와 정면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시기를 미뤘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내 심각한 의견차이가 이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뿐 아니라 앞으로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한 여권 및 한나라당 내 여러 정치적 일정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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