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뼈를 깎는 IMF(국제통화기금) 한파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소비자만족베스트상품들은 어김없이 탄생했다.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 상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상품들이 다수 등장해 불황 속에서 오히려 호황을 구가했다.
시대상황에 맞춰 적절한 마케팅으로 상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면 어느 때고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며 국내 산업계에 활력소 역할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올 베스트상품들은 불황을 의식, 가격파괴를 선도한 값싼 상품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고급 상품들도 아니다.
올 인기상품의 주종은 가격에 관계없이 상품에 최대 가치를 부여한 상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제일제당의 「렌지레또」는 가치부여로 성공한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기존의 제품이 값은 싸지만 맛이 떨어지고 다양하지도 못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사례를 연구해 「값은 비싸지만 가치가 있는」고급 제품을 선보여 즉석식품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IMF이후 외식비 지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품격있는 외식대용식품을 선보임으로써 유례없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동안 외면받던 레토르트식품을 다시 살려낸 제품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펠은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성공한 제품이다.
고가 대형냉장고임에도 IMF이후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 제품도 외제 냉장고를 사용하는 소비자 불만을 연구해 성공했다.
외제 대형냉장고가 소비전력과 소음 그리고 A/S등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사항을 고려해 전담서비스요원을 두는 등 소비자 만족에 주력, 제품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다.
지펠 냉장고는 올들어 상반기까지 11만6,000대가 팔리면서 전년대비 무려 222%나 매출이 늘어났다.
LG전자 「쁘레오」는 고객 만족도를 높여 히트상품의 대열에 올라선 제품이다. 가스오븐렌지를 사용하는 주부들의 제품 활용도가 낮다는 점에 착안해 쿠킹도우미제도를 도입했다.
비싼 가스오렌지를 사놓고도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주부들을 위해 가스오븐렌지 요리 전문가를 파견해 각종 요리 시범을 보여줌으로써 주부의 민족도를 높였다. 상품가치의 상승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삼보컴퓨터의 「체인지 업」도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어 히트한 상품이다.
제품 싸이클이 짧은 컴퓨터의 특성상 구매한 지 얼마 지나지않아 새로운 컴퓨터를 다시 구입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제품 구입 후에는 무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실시, 기술 진보에 따른 컴퓨터 성능 저하문제를 해소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동차 부문의 「엑센트 린번」과 「마티즈」「갤로퍼 LPG」등은 IMF에 강한 생명력을 가진 제품으로 부상했다.
현대자동차 「엑센트 린번」은 경승용차의 인기폭발 위축된 소형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희박 연소엔진」을 장착, 한번 주유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수 있다는 점이 고유가 시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소형차 부문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8.5%에서 올들어서는 48.4%로 크게 늘었다.
소형차이면서도 경차 수준의 뛰어난 연비로 자동차 구입시 기름값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켰다.
대우자동차의 「마티즈」는 올해 최대의 히트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출시이후 연속 전 차종 판매 1위를 차지하면서 극심한 볼황 속의 자동차 내수 시장에서 단독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경제적이고 작은 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갤로퍼 V6 LPG」도 연료비가 싼 LPG엔진을 장착해 성공했다.
불황 속에서 한푼이라도 불여야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으로 싼 연료비와 저렴한 자동차세등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한국야쿠르트의 「뿌요소다」와 동양제과의 「베베」는 어린이들의 입장에서 재품을 개발, 성공한 경우이다.
「뿌요소다」는 아이들이 먹기 편한 소형 페트병을 만들어내면서 어린이 음료시장에 뿌요소다병 베끼기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기존 제품이 대부분 캔 제품인것과는 달리 투명한 페트병에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의 음료을 담아 아이들이 저절로 손이 가도록했다.
제품 출시 불과 한달만에 650만병이 팔려나가면서 물건 공급을 제대로 할수 없을 정도의 호황을 누렸다.
동양제과 「베베」도 그동안 국내에 유아용 과자가 없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해낸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새로 창출해냈다.
이빨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먹일 과자가 없어 고민하는 아이 엄마들의 욕구를 파악해 히트한 상품이다.
건축 주거부문의 대상 타운 현대아파트도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불황속에서 100%분양을 달성할수 있었다.
아파트단지에 살면서도 아이들이 뛰놀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에 대해 항상 불만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이 지상의 주차장을 없애고 공원 녹지로 만든 대상타운 현대아파트가 분양에 나서나 앞다퉈 몰려들었다.
월드 건설 「메르디앙」아파트도 빌라 형태의 고급스런 아파트를 싼 값에 분양,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는 사태 속에서 오히려 3대1이라는 높은 경쟁율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상품은 생명력을 갖게되고 생명력을 갖춘 제품은 불황속에서도 히트상품의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만족 베스트상품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