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준금리 0.75%P 파격적 인하 불구 금융시장은 '시큰둥'

코스피 장중 900 붕괴·환율 18원 상승

한국은행이 27일 파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증시는 하루 종일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 목동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방송을 들으며 시세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왕태석기자

한국은행의 파격적인 금리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장중 코스피지수 900선이 붕괴되는 등 국내증시는 하루 종일 큰 진폭을 보이며 불안하게 움직였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기준금리 인하 등 당국의 유동성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5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1,440원대로 올라섰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7.7포인트(0.82%) 상승한 946.45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한은이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하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자 2% 넘게 상승하기도 했지만 ▦원ㆍ달러 환율 상승 ▦아시아 각국 지수 하락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 등으로 장중 한때 900선이 깨지며 890선까지 밀려나는 위태로운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둔 오후2시께부터 5,000억원이 넘는 연기금의 지수방어성 매수자금이 투입되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닷새 만의 반등이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5일 연속 하락세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5.60% 떨어진 261.19포인트로 마감,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또 이날 코스피200지수선물이 장중 한때 5% 이상 하락하며 사이드카가 걸리는 등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외환시장 불안도 이어졌다. 이날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3,3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하가 이날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장 초반 정부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물이 나오면서 밀렸지만 달러화 수요 우위가 확인되면서 환율이 반등했다"며 "한은의 대책에도 외국인이 주식 매도세를 지속하면서 환율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채권금리는 한은의 금리인하에 힘입어 3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주 말보다 0.32%포인트나 크게 하락한 연 4.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9월12일(4.4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이날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5.00%에서 4.25%로 0.75%포인트나 대폭 인하했다. 또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방식으로 은행채와 일부 특수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3.25%에서 2.5%로 0.75%포인트로 낮췄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는 9일 0.25%포인트 인하 이후 18일 만에 추가로 0.75%포인트 내려 3주 만에 무려 1%포인트가 인하됐다. 한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한은은 또 증권사 등 기관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고 시중금리를 낮추기 위해 은행채와 대한주택공사 채권 등 일부 특수채를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또 수출기업이 환헤지를 목적으로 키코(KIKO) 등 통화옵션상품에 가입했을 때 그 결제자금에 한해 은행의 외화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운전자금 외화대출 만기도 1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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