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문 맞추기 구슬땀 "휴일도 없어요"

두산인프라코어 창원 공작기계 공장 가보니…<br>매일 잔업·주말 특근에도 직원들 얼굴엔 웃음 가득<br>올 생산 1만대·매출 1조 "2015년 글로벌 톱3 도약"

두산인프라코어 직원들이 공작기계 생산공장에서 제품 출하를 앞두고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지난 28일 경남 창원의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공장 출하장.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공작기계를 실어 나르는 트레일러들로 공장 밖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덩달아 제품을 실어내는 종업원들의 손놀림이 더욱 빨라졌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에 몸서리쳤던 국내 공작기계 업계가 밀려드는 주문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계의 어머니(Mother Machine)'로 불리는 공작기계는 자동차ㆍ전기전자ㆍ기계ㆍ조선 등 주요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매출이 반토막 나는 악몽을 경험했던 공작기계 업계가 최근 주문량 급증으로 웃음을 되찾으면서 내년도 경기전망도 한층 밝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공작기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3월부터 매일 2~3시간씩 잔업을 하고 있다. 주말 특근도 다반사다. 정상근무만으로는 밀려드는 주문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단 하루만 쉬었다. 공장을 풀가동해도 최근 수주한 공작기계는 내년 3월에야 인도할 수 있을 정도로 없어서 못 판다. 김석준 생산총괄 상무는 "지난해 1ㆍ4분기만 해도 30~40%대에 그쳤던 공장 가동률이 올 들어 150%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여전히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여유로운 연말 분위기를 즐기기는커녕 설 연휴에 딱 하루만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러한 하소연은 꿈조차 꾸기 힘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 제조업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공작기계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문 닫는 기업들도 속출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 창원공장 역시 일감이 없어 주말과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도 55일이나 일손을 놓아야만 했다. 하지만 올 들어 자동차와 전자ㆍIT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경기가 살아나면서 국내 공작기계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공작기계 생산은 전년 대비 47.1% 늘어난 5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올 들어 월 평균 1,000대의 공작기계를 수주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의 월 평균 730대를 훌쩍 뛰어 넘는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의 월 평균 300대에 비하면 무려 세 배 이상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은 생산대수 1만대와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불과 1년 새 '지옥'과 '천당'을 모두 오간 셈이다. 그래서일까. 휴일도 없이 바쁘게 일하는 근로자들의 얼굴에는 피곤함 대신 웃음이 가득했다. 올해 국내 공작기계 업계가 부활의 나래를 편 것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IT 업체와 자동차 부품기업의 설비투자가 대폭 늘어난 덕이다. 올해 모리세이키ㆍ오쿠마 등 일본 경쟁업체의 수주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데 반해 두산인프라코어 수주가 세 배나 증가한 것은 국내와 중국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전체 매출의 25%에 불과했던 내수시장 비중은 올해 44%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매출감소가 거의 없었던 중국시장에서도 올 3ㆍ4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4배나 늘어난 1,535대의 공작기계를 팔아 치웠다. 내년에도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지속되는 엔고 현상도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이에 맞춰 두산인프라코어는 원부자재의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외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수를 늘리는 한편 오는 2015년까지 창원공장의 생산라인을 현재보다 50%가량 증설할 방침이다. 김재섭 공작기계사업부분장(전무)은 "앞으로 제품의 정밀도와 성능개선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해 2015년 연간 1만8,000대 생산, 매출 2조1,000억원의 금속 절삭가공 분야 글로벌 톱 3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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