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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23일] 빵값 인하 이뤄져야
김태성 기자(생활산업부) kojjang@sed.co.kr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용역보고서에서 ‘현재 환율과 원자재 가격을 감안할 때 빵 가격을 내릴 요인이 충분하다’는 내용을 밝힌 것과 관련, 대부분의 제빵업체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경쟁사가 (지난해) 올린 만큼 따라 올렸다”며 먼저 내릴 생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말 주요 베이커리 업체들이 슬그머니 올린 식빵 가격이 해가 바뀐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이들 제빵업체가 취급하는 식빵 값은 최저 200원에서 최고 5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삼립과 샤니 등 양산형 빵 업체도 미감 생크림 식빵과 담백미 소프트 등 주요 품목 값을 최고 400원까지 인상했다.
가격을 올릴 당시 이들 회사는 밀가루 값 등 재료 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제빵업체들이 제시했던 인상요인들 대부분이 이전상태로 회복되는 등 해소됐다. 특히 국내 제빵업체들은 대한제분 등 국내 밀가루 제조업체들의 제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수입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 제빵업체들이 식빵 제조에 사용하는 강력분 20㎏의 공급가는 지난해 7월 한차례 내린 후 지금까지 동결된 상태다. “피자나 빵 회사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드는데 밀가루는 MB 물가지수에 포함되면서 수입가 상승률도 맞추지 못했다”는 제분업체 관계자의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제빵업체들은 가격인하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한다. 식빵 가격은 2~3년 동결했다 올렸기 때문에 사정이 나아졌다 해도 쉽게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입맛이 그간 서구화되며 베이커리 소비도 크게 늘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식빵은 바쁜 직장인들의 아침식사 대용 등으로 사랑 받으며 쌀과 같은 주식(主食)의 개념이 된 지 오래다.
사정이 좋지 않을 때는 갖은 이유를 들면서 가격을 올리지만 정작 그 이유가 사라졌을 때는 원래대로 가격을 돌려놓을 생각도, 의지도 없는 것이 제빵업체들의 현재 태도다. 정말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기껏 100원, 200원이 얼마나 큰 돈이냐’고 하기에는 식빵은 이미 가격민감도가 높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했다. 불황의 터널을 힘겹게 빠져나오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업체들은 더 이상 눈치보지 말고 적정한 가격책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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