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웰빙 포트폴리오/11월호] "재테크 용도 정한후 기간따라 분산투자를"

노후대비용 장기소요자금은 주식형등 공격투자<br>전세자금용은 1~2년만기 채권상품에 안정운용을<br>이재경 삼성증권 에프앤아너스(FnHonors)테헤란지점장




“한국사람의 재테크는 ‘일단 모으고 보자’ 는 식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고민하기 전에 구체적으로 어디에 쓸 돈을 모을지 따져보셨나요?” 이재경(39) 삼성증권 에프앤아너스(FnHonors)테헤란지점장은 삼성증권에서 첫 ‘여성 지점장’타이틀을 단 인물. 지난 95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인고객(PB) 분야를 개척했고 이를 인정 받아 2002년 삼성증권으로 스카우트된 PB 전문가다. ‘알부자’ 고객이 많은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동년배 여성지점장인 최문희 삼성증권 청담지점장과 함께‘환상의 복식조’란 별명도 달고 있다. 우수한 실적, 높은 고객만족도 때문이다. 직업상 숱하게 접했을 수십, 수백억원대 자산가들의 재테크 비결을 뭐냐고 물어봤다. 다양한 상품, 획기적인 포트폴리오 구성방안 등을 기대했으나 “자산가들이라고 해서 일반인은 구경도 못할 금융상품을 접하는 건 아니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이 지점장의 고객들은 현찰만 5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도 2,000만원 미만의 국산 SUV 1대만 보유하고, 몇 만원짜리 고급횟집보다 4,500원짜리 설렁탕 점심대접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소한 금융상품부터 시작해 정치, 경제, 사회현상 전반에 걸쳐 못 말릴 호기심을 가졌다는 게 알부자들의 공통된 특징이라는 게 이 지점장의 설명이다. 남의 돈이라도 불필요한 지출을 싫어하고 자신의 자산관리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관이 분명하다는 것. PB 전문가로서 내세우는 투자 제1원칙을 알려 달라는 요청에 이 지점장은 재테크의 ‘용도우선론’을 소개했다. 한 달에 다만 몇 십만원을 투자한다고 해도 ‘주택구입’, ‘자녀교육’, ‘노후관리’ 등 목적을 분명히 정한 후 분산투자하라는 얘기다. 재테크 용도에 따라 3년뒤에 쓸 돈인지, 아니면 10년뒤에 쓸 돈인지를 결정한 후 각각에 맞는 투자방안을 마련한다는 것. 이 지점장은 이처럼 투자용도가 결정되면 장기소요자금은 공격적 운용에 초점을 맞추라는 색다른 방법론을 권고했다. 고수익ㆍ고위험인 주식형 상품의 경우 투자기간을 1년미만으로 설정하면 상품이나 주가추이에 따라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3년이상 투자를 각오한다면 기대이상의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한해동안 주가지수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지만 3년 혹은 5년이상을 바라본다면 지수상승은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는 게 이 지점장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월 100만원의 재테크 자금이 있다면 ‘위급상황 대비용’ 등 단기소요자금으로 10%, ‘전세금 마련용’ 등 2, 3년의 중기소요자금으로 30%, 이보다 더 긴 ‘노후대비용’등 장기소요자금을 50~60%가량으로 나누어 본다. 이 때 전세금 마련용 30만원은 큰 손해없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1, 2년 만기의 채권상품 등으로 안정적으로 투자하되, 노후자금용 50만원은 10, 20년 뒤에나 찾을 돈인 만큼 장기적으로 고수익의 주식형 상품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자녀교육비 상승, 노후관리의 어려움 등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릴 때 ‘그래도 나는 매달 교육비 10만원, 노후관리 비용 50만원을 투자하고 있어’라며 안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이 지점장은 말한다. 이 지점장 역시 이 같은 방법으로 남들보다 한발 앞선 지난 99년부터 적립식 펀드(주식형)에 장기투자 해왔다. 그녀는 “월급에서 써야 할 돈을 정확히 빼낸 뒤 나머지 자금의 대부분을 주식형 펀드에 수년간 집어넣었다”며 “몇 년 뒤인 2003년 환매당시 수익률은 100%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이 돈을 기반으로 3년 전 남편과 딸아이와 함께 생활할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는 귀띔이다. 이 지점장은 요즘 들어 투자자들의 인식이 서서히 변해가는 걸 느낀다고 설명했다. 보다 영리해지고 투자심리도 안정된 데다 장기적인 시각까지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 “과거에는 단기악재가 터지면 주식형 펀드 등의 환매요구로 전화통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며 “그러나 지난달 9일 북핵 실험 강행소식에도 불구하고 펀드 환매요구가 단 1건에 불과했다”고 소개했다. 향후 국내금융시장의 성장과 변화에 대해 그는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자산이 선호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뒷받침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분명히 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전망했다. <약력> 1967년 서울생 1990년 이화여대 비서학과(현 국제사무학과) 졸업 1992년 인텔코리아 입사 1995년 씨티은행 입사 2002년 삼성증권 입사 (PB교육 담당) 2005년 삼성증권 첫 여성 지점장으로 발탁 <이재경 지점장의 재테크 3계명> 1. 펀드ㆍ적금통장에 '주택구입용', '노후관리용' 등 용도를 표기하라. 2. 3년이상 장기투자는 '공격적'으로, 2~3년 중기투자는 '안정적'으로. 3. 장기투자는 적립식 펀드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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