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전화·케이블TV업체 가입자 부풀리기

SEC, 실사작업 착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전화 및 케이블TV회사들의 자산부풀리기 혐의를 가려내기 위해 이들이 갖고 있는 가입자 자료에 대한 실사작업에 착수했다. SEC는 지난 6월말부터 AT&T를 비롯한 전화회사, 콕스 커뮤니케이션즈 등 케이블TV업체들을 대상으로 가입자 숫자를 부풀렸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가입자가 곧 가장 큰 자산이다. 가입자가 많을수록 매월 받는 회비나 수수료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광고료도 비싸진다. 그래서 대다수 전화나 케이블TV업체들은 증권거래법이나 회계기준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가입자를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회계처리한다. SEC가 조사에 들어간 직후 전화회사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즈는 “올 1분기 장거리전화 가입자 숫자가 9%가량 부풀려졌다”고 실토했다. 버라이존은 “숫자가 부풀려진 것은 소프트웨어 결함 때문”이라며 “이런 잘못된 정보가 회사의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표준화된 가입자 계산방식이 없기 때문에 전화 또는 케이블TV업체의 가입자 부풀리기가 일반화되고 있다. 상당수 케이블TV업체는 고객이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할 경우 회원 1명을 2명처럼 계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엉터리 회계에 치중하는 기업들은 곧이곧대로 회계를 처리하는 기업에 비해 주주집단소송에 휘말릴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조사회사인 크라이티어리언 리서치그룹이 96년부터 2003년까지의 집단소송을 분석한 결과 회계처리가 느슨한 그룹에 속하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엄정하게 회계처리하는 그룹의 회사들보다 집단소송을 당한 비율이 4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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