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무성, 혁신 동력 잃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연합뉴스

4일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 ‘보수는 혁신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 앞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딱 한 마디만 하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어제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부결됨으로써 국민적 비난이 비등하고 있는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보수 혁신’을 외쳤던 김무성 대표가 머쓱하게 됐다.

철도부품 제작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3일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그의 외침이 모두 공언(空言)으로 돌아갔다. 앞서 김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이전의 새누리당과는 달라야 한다”며 “보수혁신을 통해 달라진 새누리당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보수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단 김 대표는 방탄 국회라는 국민의 비판적 시선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법의 미비점을 꼬집었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반드시 피의자를 구인하도록 규정돼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과 국회법으로 인해 국회의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회기 중 자진 출석할 수 없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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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송 의원이) 재판 받겠다고 하고 영장실질심사도 받겠다고 하지만 법으로 못 받게 된다”며 난감함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불체포특권 규정과 관련해 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의 미비점을 지적하기 이전에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동료 국회의원의 비리를 옹호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당초 보수 혁신을 외쳤던 김 대표가 당론 투표가 아닌 자율투표로 이 사안을 결정하도록 놔둔 점이 안이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투표 결과에 다들 충격을 받았지만 송광호 의원의 평판 등을 잘 아는 당 지도부가 부결될 가능성을 몰랐다고 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의 ‘보수혁신’이 7·14 전당대회와 7·30 재보선을 위한 이벤트 아니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향후 김 대표의 혁신 행보에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추석 연휴기간 혁신위원회의 구상을 마치고 연휴 뒤 발표할 구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롭게 출범될 혁신위에서 불체포 특권을 포함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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