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漢에서 淸대까지 中 옛 칠기 한자리

인사동 고도사서 30일까지

척서칠당합

고가의 고미술품이라고 하면 대개 도자기와 서화를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공예와 디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식용품으로 쓰이던 '칠기(漆器)'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진행한 경매에서는 명(明)대 봉황문옻칠잔이 3,314만홍콩달러(약59억원)에 낙찰돼 칠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세우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 맞춰 한(漢)나라부터 청(淸)대까지 광범위한 시기를 꿰뚫는 '아름다운 중국 옛 칠기 공예전'이 인사동 고도사에서 30일까지 열린다.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한 중국이, 문화적 영향력까지 확장해가는 상황이라 미술적ㆍ투자적 관점 모두에서 유익한 전시다. 중국 칠기는 척서(剔犀), 척홍(剔紅), 척채(剔彩) 등 이름은 낯설지만 옻칠을 겹겹이 바른 뒤 음각으로 문양을 새기고 광을 낸 것들로, 우리나라의 옻칠 공예와도 유사한 느낌이다. 송(宋)대 유행한 '은참누대원칠합'은 은그릇 바깥에 봉황과 구름무늬를 새겨 정교한 아름다움이 눈을 사로잡는다. 용봉문을 새긴 '조선창금선산해수용봉문은정형칠합'은 명말 작품이다. 바깥에 검은 칠을 하고 안에 붉은 칠을 한 그릇 '목태흑칠완', 통 모양 칠기 '칠렴(漆奩)', 귀 모양 잔 '이배(耳杯)' 등이 볼 만하다. 총 80점이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중국 칠기의 권위자인 장베이(長北) 중국 둥난(東南)남대 교수의 전시작 설명이 비디오로 상영 중이다. 소장품으로 전시를 기획한 김필환 고도사 대표는 "중국미술에 관한 세계적인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것과 함께 우리 미술과의 공존에 관해 생각해 보고자 기획했다"고 말했다. (02)735-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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