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 시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다음(035720)과 협력해 큰 시너지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카카오를 통해 카카오 파트너사들과 만들어내는 연관매출 10조원 달성의 목표를 계속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이석우 카카오 의장은 2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혼자만의 싸움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음과 인수합병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다음과 카카오는 이날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결정하고 통합법인 '다음카카오'의 출범 소식을 알렸다.
양사는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 다음카카오 법인을 정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새 법인의 수장은 최세훈 다음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의장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또 다음카카오는 제주 다음 사옥에 본사를 두고 기존의 서울 한남동 사무실과 판교 사무실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직원 수는 다음 2,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이 합쳐져 총 3,2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며 운영하되 공통 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나갈 계획이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결합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최 대표는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게 전략적 합병을 선택했다"며 "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도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보다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금도 중요하지만 다음이 갖고 있는 자원, 인재, 콘텐츠 서비스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들을 서로 합치면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우선 카카오톡이 진행해오던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마이피플 팀의 역량을 한곳에 모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음카카오는 기존 사업을 정리하기보다는 양사의 장점을 활용해 신사업 개발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이번 합병을 통해 모바일검색시장에서 좀 더 긍정적인 효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도 "카카오가 가진 장점인 모바일에서의 친구관계를 잘 활용하면 다음에서 갖고 있는 검색, 정보, 생활 관련 여러 서비스들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첩되는 사업 분야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조직개편은 나중에 생각할 방침이다. 이 의장은 "기존의 다양한 산업군이 모바일과 결합해서 새로운 시장 만들어가고 있다"며 "무엇을 정리할지 언급할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생각할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합병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네이버와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인터넷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와 다음이 뭉치면서 네이버와 같은 '포털+모바일메신저' 비즈니스 모델을 완벽히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번 합병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