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침체분위기 벗고 경영전반 탄력 예고

■ 독립경영체제 어떻게

10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삼성은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그룹 경영 전반이 탄력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이어 올 초 특검 정국이 시작된 후부터 삼성은 사실상 ‘납작 엎드린’ 상태였다. 지난 7월 독립경영체제가 출범, 순항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말까지 ▦내년 사업계획 수립 ▦서초동 사옥 이전 ▦사장단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 및 조직개편 등 굵직한 경영과제들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시점에서 나온 이번 항소심 판결은 삼성의 경영에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장단협의회 중심의 신 경영체제가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솔직히 새 체제에서 대규모 투자 등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는 말하기 힘들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한 뒤 “앞으로 그룹이 (경영체제에 대해) 뭔가 답을 찾는 과정을 거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새로 만들어진 브랜드관리위원회 및 투자조정회의의 체제와 운영방식에 어떤 형식이든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룹 전체를 조율했던 전략기획실을 대신할 실질적 조직이 꾸려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오는 12월 대규모 임원 인사 및 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여기에다 11월로 예정된 서초동 사옥 이전을 계기로 침체됐던 그룹 분위기를 되살리고 미국 금융위기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한 적극적 대응체제 구축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삼성은 특검의 상고가 예상되는 만큼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는 12월까지는 대외적으로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재판에 조금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재판결과에 대해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관심을 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해외 근무도 내부적으로만 검토하되 실행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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