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심리나 기업 체감경기를 측정하는 지표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추세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도한 경기 급락세가 완화된 데 따른 것일 뿐 아직 실물지표의 개선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내놓은 ‘경제심리로 본 경기진단’ 보고서에서 “실물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경제심리는 재차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가 밝힌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해 3ㆍ4분기 37.7을 저점으로 지난해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 각각 38.5, 41.5로 소폭 개선됐지만 기준치(50)에는 여전히 미달했다. 연구소는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주체가 더 많다”면서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으나 고용악화에 따른 내수부진과 수출감소 등 불안요소들이 남아 있어 경기회복이 지연될 우려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다만 경제심리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올해 중반에 경기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IMF 외환위기 당시 경제심리 지표들이 경기 저점(1998년 8월)보다 2분기 앞선 1998년 1ㆍ4분기에 저점을 형성한 뒤 1년여 동안 추세적으로 반등한 것에 비춰보면 최근의 경제심리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2ㆍ4분기, 늦어도 3ㆍ4분기에 경기 저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물지표의 반등이 뒷받침돼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져 경제주체의 투자 및 소비심리도 회복될 수 있다”며 “정부가 계획 중인 경기부양책을 차질 없이 신속히 추진해 그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하는 것이 경제심리 개선과 경기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