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과 이병헌이 주연을 맡고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4일 오후 영화의 제작사인 페퍼민트앤컴퍼니 측은 "'악마를 보았다'가 영상물 등급위원회에 의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한국 메이져 상업영화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영등위에 따르면 극 중 시신의 일부를 바구니에 던지는 장면과 인육을 먹는 장면,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는 장면 등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히 훼손한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이 내려졌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관으로 등록된 극장에서만 상영과 홍보가 가능하다. 광고와 비디오 출시도 금지된다. 현재 국내에는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다. '악마를 보았다'가 제한상영가 판정이 유지된다면 사실상 국내에서 개봉할 수 없다.
페퍼민트앤컴퍼니의 김현우 대표는 "우리 영화는 피해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복수극을 다룬 영화다. 아무 이유 없이 참변을 당한 피해자의 입장을 관객들이 똑같은 감정으로 바라보고 호흡할 수 있도록 복수의 과정을 사실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출 의도상 필요한 표현들이었으나 그 중 일정 부분이 정상급 연기자인 두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와 디테일한 화면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또한 "영화의 본질에 해당할 측변을 놓치지 않는 동시에 영등위의 판단을 존중하기 위해 영화의 연출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위가 높은 장면의 지속 시간을 기술적으로 줄이는 보완 작업을 거쳐 재심의를 진행 중이다. 예정된 개봉 일정에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악마를 보았다'는 제한상영가 판정에 따른 재심의 일정으로 5일 예정돼 있던 기자배급시사 일정을 개봉 직전인 11일로 변경했다.
'악마를 보았다'는 살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최민식 扮)와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그 고통을 뼛속 깊이 되돌려주려는 한 남자(이병헌 扮)의 광기 어린 대결을 다뤘다.
'악마를 보았다'는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