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을 강대국으로 이끈 원동력/미국경제

◎하이테크 산업이 ‘풍요한 미국’ 주도/94년부터 3년동안 GDP 기여도 27%/8년간 고용창출 350만명… 실업률 5%로/초고속망, 2007년 GNP 3,000억불 견인19세기 미국의 서부개척은 골드 러시에 의해 이뤄졌다. 일확천금을 노리며 서부로 떠난 무법자들이 덴버와 네바다사막을 거쳐 샌프란시스코, LA에 정착, 도시를 개발했다. 그후 대륙횡단철도가 미국의 산업을 동서로 연결시켰고, 미국은 1차·2차대전 와중에서 세계의 공장으로서 승전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제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새너제이, LA 외곽도시, 시애틀은 금이 아닌 실리콘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 1백년전 금을 찾아 떠났던 젊은이들이 이젠 하이테크 산업을 찾아 로키산맥을 넘어 서부로 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80년전인 1917년 미국 최대기업은 철강회사인 US스틸이었다. 당시 US스틸은 2위 기업보다 매출이 세배나 많았고, 더이상 넘볼수 없는 기업이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은 US스틸의 승리라고 자부할 정도였다. 포브스지의 분석에 따르면 당시 철강회사 등 원자재 산업이 자산기준으로 1백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3%나 됐다. 그러나 현재는 8.4%로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미국을 강대국으로 부상시킨 철강산업을 물리치고, 90년대 미국의 주력 산업으로 부상, 경기호황을 이끈 산업은 하이테크 산업이다. 컴퓨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정보통신 등의 산업이 그것이다. 하이테크 산업이 80년전 1백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무했으나 오늘날 무려 15.3%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가장 길었던 80년대 호황은 주택건설과 자동차 산업의 주도로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94년부터 96년까지 3년동안 하이테크 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기여한 비중이 27%에 이른다(비즈니스 위크지 분석). 이기간에 주택건설과 자동차 산업이 기여한 비중은 14%, 4%에 불과하다. 하이테크 분야 근로자의 임금상승율도 연평균 20∼25%로 비하이테크 산업의 0.3%보다 훨씬 높다. 하이테크 산업 종사자들의 고임금이 자동차와 의류의 소비를 낳고, 주식시장의 주가를 띄우면서 경기 호황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테크 산업은 또 90년대 들어 미국 기업들이 단행한 대대적인 다운사이징으로 거리에 몰려나온 실업자를 대거 수용,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89년 이래 하이테크 산업은 3백5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고, 이에 힙업어 미국의 실업율은 5%대 이하로 떨어졌다. 뉴욕 증시를 활황으로 이끄는 것도 하이테크 산업이다. 지난 3월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주가평가액은 2천2백48억 달러로 GM·포드·보잉 등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7대 블루칩의 주가총액 규모를 넘어섰다. 하이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막강하다. 클린턴 행정부는 국가 정보고속도로(NII)와 세계 정보고속도로(GII)를 구축, 정부·학교·산업·일반국민을 정보로 연결토록 투진함으로써 정보화시대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경제전략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 정보고속도로는 2007년까지 미국의 GNP(국민총생산)을 2천∼3천억 달러 증진시키며, 생산성을 20∼30% 향상시킬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뉴욕=김인영 기자> ◎외국 자본이 미로 몰린다/작년 4,080억불 유입 93년비 3배 증가/기업 직접투자만 한국 등 950억불 장사꾼들은 대목을 노린다. 국제적인 자본의 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90년대 들어 일본과 유럽이 침체에 빠져있을때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에 세계 각국의 자본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금융시장에 몰려든 외국돈은 4천80억 달러로, 3년전인 93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났다. 이중 대부분인 2천5백억 달러가 미재무부 채권 매입에 들어갔고, 증권시장에도 1백30억 달러 상당의 외국돈이 유입됐다. 나머지는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 기업 사채의 매입에 나섰다. 가장 많은 돈을 미국 금융시장에 쏟아부은 나라는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이다. 이처럼 외국 돈이 미국으로 몰리는 이유는 미국에서의 돈장사가 가장 많은 이문을 남기기 때문이다. 예컨데 금리수준이 1% 안팎인 일본에서 돈놀이를 하는 것보다 미국 금융상품중 가장 안정적인 미재무부 채권이 연리 6%를 보장한다.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훨씬 높은 수익을 남긴다. 당연히 일본 저축자금 중 상당액이 미국으로 몰릴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외국기업이 미국기업을 사거나 공장을 신설하는등의 직접투자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기업의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9백5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95년의 6백8억 달러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 직접투자를 하는 기업은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 한국 등 개도국기업들도 포함되고 있다. 80년대 외국기업이 미국에 직접투자한 것은 무역장벽과 통상공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선 미국의 선진 기술의 동향을 배우고, 미국에서 사업에 성공해야 다른 지역에서 성공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위한 것이다. 물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는 것도 미국에 투자를 늘리는 이유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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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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