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자금난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악의 우울한 추석명절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10곳중 3곳은 아예 추석 상여금 지급계획이 없는데다 급여 체불액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면서 4만4,500명의 근로자들은 상여금은 커녕 체불 임금조차 제대로 못 받을 형편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영수)는 26일 추석을 앞두고 47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 있는 업체는 전체의 71.3%로 지난해의 83.9%보다 12.6% 포인트나 줄었다. 또 지급계획이 있는 업체들도 필요한 추석자금이 평균 1억4,700만원인데 확보하고 있는 자금이 이에 비해 5,000만원정도 부족해 실제 추석이 목전에 달할 경우 상여금 지급이 불가능한 업체는 늘어날 전망이다.
상여금지급계획이 있는 4개 기업 중 1개 기업은 자금을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 확보하기 힘들어 고리의 사채를 이용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중소기업들의 체불임금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7월31일 현재 2,478개 업체가 종업원에게 지급하지 못한 체불임금은 총 1,7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2.9%나 늘었다.
임금체불 근로자수는 4만4,500명으로 1인당 평균 체불임금도 390만원에 달했다. 특히 임금체불기업중 80%이상이 300인 이하 중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I사 K사장은 “직원들이 올해만 버텨보자고 도와주고는 있지만 추석보너스는 꿈도 못 꾸고 임금이 3개월째 체불된 상태입니다“며 “땡볕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보면 죄스런 마음에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고 말했다
최동규 중기학회장은 “생산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자금난까지 겹치면서 매월 400~500개 기업이 쓰러질 정도다”며 “끊어져 가는 중소기업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서는 중기 운전자금을 긴급지원하고 금융기관도 대출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명기자,김민형기자,현상경기자 hs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