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금리정책싸고 딜레마

월가 "더 인하를" 주장속 일부 부정시각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6일 올들어 4번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현재 1.75%인 은행간 단기금리를 유지키로 한 것은 경제여건이 금리를 더 올리거나 내릴 수 없는 진퇴양난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3개월전만 해도 뉴욕 월가 이코노미스트 사이에서는 올 여름중에 0.25% 포인트의 금리를 올리고, 연말까지 1% 포인트의 금리를 올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몇 달 사이에 미국 경제가 다시 꺾이고, 더블딥(이중침체)까지 거론되는 불투명한 상황으로 바뀌면서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는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FRB는 이날 발표문에서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요소를 제시하면서도, "경기확장의 속도가 불투명하다"며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나열했다. 뉴욕 월가에서는 이르면 오는 11월, 늦을 경우 내년초로 금리 인상시기가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경우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렌스 마이어 전 FRB 이사는 "성장률이 두 분기(6개월) 이상 잠재력(1.5%) 이하로 떨어지고, 실업률(5월말 5.8%)이 6.25%까지 상승하면 금리를 내릴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더블딥과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FRB 재직시 지나친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 그린스펀의 정책에 반대했던 인물이었다. 또 더블딥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40%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악화하더라도 금리를 더 내릴수 없다는 주장도 많다. 이자율을 추가인하할 경우 FRB가 얼마 남지 않는 탄약을 모두 써 일본처럼 중앙은행이 무장해제되는 위험에 빠진다는 것. 웰스 파고의 손성원 부행장은 "금리를 인하하면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노출하므로, 인상보다 오히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뉴욕증시 약세는 그동안 주가가 고평가된데다 회계조작과 화이트컬러 범죄등에 의한 '신용의 위기'가 가중된데 따른 것으로, 금리 변동과 큰 상관이 없다.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회계를 대규모로 분식한 월드컴에 대해 강력한 수사를 지시하며, "대다수 기업은 건실하며,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은 단단하다"며 투자자들이 신뢰를 회복할 것을 강조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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