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 농산물은 좋다(?)

www.emailcafe.net에 연재되는 산업부 고진갑기자의 베이징통신을 sedaily.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이번기사는 2002년 10월 26일 작성된 기사입니다. 중국 땅을 밟은 이후 저의 일상생활은 여러 부문에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마누라 손잡고 시장에 자주 간다는 것과 `건강에는 야채와 과일이 좋다`는 마누라의 성화에 못 이겨 채식 식단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럼 제가 왜 마누라랑 함께 시장에 갈까요(?). 애처가이기 때문에, 언어문제 등등…. 물론 이 같은 이유도 상당부분 맞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없는 관계로 장 본 물건을 손에 들고 와야 하기 때문에 힘 좋은 제가 머슴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이유입니다.-에구에구 힘들어. 낑낑거리고 물건을 들고 오는 저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사실 너무 힘드네요. 매일 출근해 일하는 게 낫지 얼마나 힘든지 여러분도 한번 체험해 보세요.- 오늘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저의 처참한 모습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매일 밥상에서 만나는 중국 농산물의 품질에 관한 것이 오늘 저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저도 이곳에 오기전까지 그랬듯이 여러분들 가운데 대부분도 `중국 농산물=저질`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지금 당장 바꾸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일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이곳 농산물을 냉장고에 넣으면 2~3일을 지탱하지 못하고 시들어 버립니다. 1주일이상을 둬도 큰 변화가 없는 우리 농산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지요. 이는 중국 농산물이 그만큼 신선하고 농약을 뿌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입증시키는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만 “이곳 농민들은 농약 살 돈이 없어 농약을 주지 못한다”는 이곳 선배들의 말이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종류도 다양합니다. 땅덩어리가 넓고 기후대가 광범위해서 그런지 기본 농산물은 물론 열대 농산물까지 없는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과일의 경우 사시사철 먹을 것이 있을 정도로 풍부합니다. 가격을 보면 더욱 놀랍습니다. 복숭아(백도) 5개가 6원(우리 돈 900원), 사과 5개 8원, 파 한단 2원, 배추 한포기(2원), 양파 3개(1원) 정도입니다. 저가 예로 든 것들은 한국에서 상품(上品)에 속하는 정도의 제품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마누라가 저에게 풀(채식)을 강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싸니 `임도 보고 뽕도 딴다`는 심정으로 육식주의자인 저를 소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음메~~ 그럼 왜 우리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바로 우리 농민을 보호할 수 밖에 없는 농수산부의 절박한 심정에다 이에 편승 보도한 우리(언론)의 잘못 때문일 것이라는 게 저의 짧은 소견입니다. 또 일부 업자들이 저질의 상품을 주로 수입하고, 장기 보관을 위해 농약처리 등을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현실도 우리가 잘못된 인식을 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듯 합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농산물 품질이 유독 한국에서만 오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기분 나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오늘 이 얘기를 한 것은 중국 농산물이 우리 것보다 좋다는 것을 광고하고자 한 것이 아닙니다. 또 우리 농산물 보호정책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는 것이 마땅하다는 심정에서 여러분들에게 이 글을 올린 심정을 이해해 주십시요. 저도 애국자입니다. <고진갑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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