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는 러프와의 싸움.'
12일 끝난 한국오픈에서 거친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에 혼쭐이 났던 국내 남자프로골프 선수들이 다시 한번 힘겨운 러프와의 싸움을 벌인다.
오는 16일부터 4일간 열리는 제47회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4억원)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의 보광 휘닉스파크골프장(파72. 6천968야드)은 페어웨이 양쪽을질기고 억센 러프로 단단히 무장했다.
휘닉스파크골프장 지배인을 맡고 있는 이강선 한국프로골프협회 부회장은 "러프에 떨어지면 최소 1타, 많으면 2타 이상 손해보게 코스를 세팅했다"면서 "선수들이고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휘닉스파크골프장은 빠르고 굴곡이 심한 그린과 그린 사이드 벙커, 그리고 편해 보이지만 막상 스코어는 잘 나오지 않는 특징에 이처럼 러프까지 보태져 메이저대회 개최지로서의 격을 갖춘 셈.
때문에 우승 후보도 자연스럽게 러프를 피해가는 정교한 샷 능력을 지닌 선수와러프에 빠져도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피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로 압축됐다.
이에 따라 코스 여건이 흡사한 우정힐스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오픈에서 6위에 올라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던 강욱순(38.삼성전자)의 우승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욱순은 4년 연속 시즌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샷 메이킹 능력에서는 국내 최고수.
더구나 '실패'라는 딱지를 안고 돌아왔지만 거칠고 억센 러프로 둘러 싸인 미국골프장에서 상반기 동안 투어를 돌았던 경험도 강점이다.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장익제(31.하이트맥주)도 장타력에 아이언샷이 정확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고 스포츠토토 우승자 모중경(33.현대모비스)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밖에 한국오픈에서 상위권에 올랐던 오태근(28.팀애시워스)과 위창수(32.테일러메이드) 등도 러프와의 싸움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이 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박노석(37.P&TEL)도 물오른 퍼팅 감각을 앞세워 대회 2연패를 자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프로 골프 선수 가운데 쇼트게임과 퍼팅에서는 여전히 1인자로꼽히는 노장 최상호(47.빠제로)도 우승 후보로 당당히 이름이 올라 있다.
최상호는 한국오픈 때 1, 2라운드 내내 어니 엘스(남아공)과 함께 선두권을 달린 끝에 공동10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